그림책

사노요코 [100만 번 산 고양이] 수없는 환생 끝에 찾은 진정한 사랑

Livcha 2022. 8. 23. 14:02

[100만번 산 고양이] 그림책 표지

사노 요코(1938-2010)는 어린이 그림책 일본 작가다.

이 작가의 그림을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한다. 지금껏 그녀의 마지막 에세이 [사는 게 뭐라고]를 비롯해 [두고보자! 커다란 나무(1976)] [나는 고양이라고!(1977)] [하지만 하지만 할머니(1975)]를 포스팅했다. 이번에는 [100만 번 산 고양이]다.

이 그림책은 일본에서 1977년에 출간되었고 비룡소에서 2002년에 번역출간했는데, 사노요코에게 그림책작가로서의 유명세를 가져다 주었다고 한다.

개성 넘치는 사노 요코의 고양이 그림이 정말 멋지다. 수채화와 먹을 사용한 걸까? 

주인공인 100만 번 산 고양이는 그야말로 수도 없이 환생한 고양이로 볼 수 있다. 

다양한 인간 주인을 만났지만 모두 싫어했다.

오직 자기자신만 사랑한 고양이였다.  

그런데 백만 번째 태어났을 때 고양이는 하얀 고양이를 만났고 사랑했고 새끼도 낳았다. 

이제 이 고양이는 하얀 고양이와 자식을 자신보다 사랑하게 되었다. 

하얀 고양이가 죽었을 때 고양이는 엄청 울었고 울다 지쳐 죽었다. 그리곤 더는 환생하지 않았다. 

이제 더 환생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야말로 진정한 사랑을 만났으니까.

이 이야기를 읽다 보면 무수한 환생의 이유는 제 짝을 만나기 위한 것,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공감되는 생각은 아니지만 누구나 사랑에 대한 갈망은 있을 수 있다. 

 

사노 요코는 1990년에 시인 타니카와 슌타로와 결혼하는데, 1996년에 이혼하고는 죽을 때까지 더는 결혼하지 않았다. 그 시인은 사노 요코의 참 사랑은 아니었나 보다. 작가는 살아 있는 동안 과연 누군가를 백 만 번 산 고양이처럼 사랑했을까? 어쩌면 [백 만 번 산 고양이]는 30대 후반이었던 작가의 희망을 담았던 것이 아니었을까?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진짜 사랑을 하고 싶다는... 그리고 만난 사람이 바로 시인 타니카와 슌타로였지만 꿈과 현실의 차이를 알게 되었던 것은 아닐까? 

 

이 그림책은 어른들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