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일상을 위한 힌트

미야자와 겐지 [비에도 지지 않고] 좋은 삶의 예시

Livcha 2023. 4. 8. 19:46

얼마전 도서관에서 미야자와 겐지의 시 [비에도 지지 않고]가 그림책으로 출간된 것을 읽은 적이 있다. 

그 그림책은 그림책공작소에서 2015년에 번역출간한 것이었다. 

그림은 야마무리 코지(1964-)가 그렸다. 

야마무라 코지가 애니메이터로 세계적인 거장인 줄은 몰랐다. 

그는 애니메이션 감독, 그림책 작가 등의 활동을 하는 독립 애니메이터라고 한다. 

 

미야자와 겐지의 [비에도 지지 않고]는 이미 알고 있는 시지만 그림이 곁들여 있어서 한 번 손에 들었다. 

그림은 사실적이면서도 개성 있는데, 시에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에도 지지 않고]는 좋은 삶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건강한 몸과 타인을 배려하는 상냥한 마음씨를 가지고 싸움이 벌어지면 말리며 살아간다면 좋은 삶이 아닐까 한다는 시인의 생각. 

그런데 칭찬도 미움도 받지 않는 삶에 대한 시인의 생각 앞에서는 잠깐 생각을 해봐야했다.

미움받지 않는 삶은 좋은 삶이겠지만 칭찬받지 않는 삶이 좋은 삶이라니...?

시인이 말하는 칭찬도 받지 않고 미움도 받지 않는 삶이란 너무 두드러지지 않는, 있는 듯 없는 듯 사는 삶이 아닐까 싶다. 

생각해 보니 시인이 말하는 좋은 삶, 정말 좋은 삶인 것 같다. 

 

그림책 뒷 부분에 시인의 시가 일본어 가다카나로 쓰여져 있어 그 부분은 찍어왔다. 

시도 기억하고 일본어 가다카나 공부도 해보려고. 

 

시 번역을 더해 두면, 

 

비에도 지지 않고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에도 여름 더위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으로 욕심은 없이

결코 화내지 않고 늘 조용히 웃고

하루에 현미 네홉과 된장과 채소를 조금 먹고

모든 일에 자기 잇속을 따지지 않고

잘 보고 듣고 알고 그래서 잊지 않고

들판 소나무 숲 그늘 아래 작은 초가집에 살고

동쪽에 아픈 아이가 있으면 가서 돌봐주고

서쪽에 지친 어머니가 있으면 가서 볏단을 지어 날라주고

남쪽에 죽어가는 사람 있으면 가서 두려워하지 말라 말하고

북쪽에 싸움이나 소송이 있으면 별거 아니니까 그만두라 말하고

가뭄들면 눈물 흘리고

냉해든 여름이면 허둥대며 걷고

모두에게 멍청이라고 불리는 칭찬도 받지 않고 미움도 받지 않는

그러한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