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임길택 [들꽃 아이] 시골 아이들을 통해 배우는 도시 출신 젊은 교사 이야기

Livcha 2023. 4. 20. 16:35

[들꽃 아이] 그림책 표지

오늘 교환도서 코너에서 바꿔온 [들꽃 아이]. 길벗 어린이 작가앨범 시리즈로 2008년에 출간된 그림책이다. 

'들꽃 아이'는 임길택 동화집 [산골 마을 아이들(창비)]에 수록된 것을 채진숙이 그림책에 어울리게 다시 쓰고 김동성이 그림을 그려 더한 그림책이다. 

사실 임길택 동화작가가 존재하는지도 몰랐다. 

임길택(1952-1997)은  1976년에 강원도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해서 14년동안 강원도 탄광 마을과 산골 마을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1990년부터는 경상남도 거창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고 이력에 나온다. 아이들 글을 모아 학급문집을 만들기도 했다고. 

이 '들꽃 아이'도 작가의 경험을 담은 글이 아닐까 싶다. 

꽃을 꺾어다 교실 화병에 꽂아두는 아이 '보선'도 실존 인물이라고 한다.

이야기 속 교사는 첫 발령을 받아 시골학교 교사가 된 도시 출신의 젊은 남자 선생이 여자아이들의 반을 맡아 가르치면서 아이들을 통해서, 특히 보선이라는 여자 아이로 인해 자연과 가까워지고 아이들과 공감하고 시골 삶을 이해하면서 교사로서 성장한다. 

남자 아이들은 중학교를 보내도 여자아이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더는 진학을 시키지 않는 시골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주 오래 전 이야기라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산 고개를 넘어 학교를 다니는 보선, 보선이는 산길을 홀로 걸어걸어 학교를 오는 동안, 주변의 꽃들을 꺾어 교실 화병에 꽂아두는 예쁜 마음을 가졌다. 21세기인 요즘 이렇게 산고개를 넘어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은 없을 것 같다. 

김동성(1970-)의 그림은 따뜻하고 서정적인 이야기에 어울린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편안한 마음이 든다. 

이야기도 그림도 모두 서정적인 옛날 스타일이다 싶다. 

오늘날의 그림책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그리고 이 그림책은 사실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어른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예전 동화들은 사실상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이렇게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적지 않다. 

도시의 어른들이 읽으면 좋을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