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안일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정리와 수납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집안일 쉽게 하기(유나, 2016)]을 한 번 읽어보기로 했다.
일본에서 이 책은 2015년에 출간되었는데, 당시 혼다 사오리는 5년째 정리수납 컨설턴트로 활동중이었다.
2010년부터 정리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인기를 끌고 책을 출판한 것.
그 책이 바로 13만부나 팔렸다고 하니까, 놀랍다.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하고 읽어보니 많이 팔릴 만도 하네.
아마도 이 책을 출판하면서 가정집에서 정리에 대한 요청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다가 정리 수납 컨설턴트가 되지 않았을까?
혼다 사오리는 물건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물건이 제자리에 배치되지 않으면 집안일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것.
경험상, 물건을 제자리에 배치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런데 13만의 관심을 끈 이 책이 물건을 잘 배치하는 것에 도움을 주는 것이 분명하다.
물론 저자도 말하듯이, 자신만의 노하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그 노하우를 찾기에 앞서 지혜를 얻어 실천하는 자로부터 배우는 것도 필요하다.
나는 이 저자로부터 몇 가지를 배웠다.
우선 불편한 것을 견디지 말고 개선하라는 것,
도구를 꺼내쓰기 쉽도록 하라는 것을 기억하면서.
그래서 옷장 속의 속옷을 정리했다.
그동안 겹쳐두어 찾기 어려웠던 것을 둥글게 말아 상자에 정리하니 꺼내기가 쉽고 한 눈에 어떤 속옷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서 편리하다.
하지만 내일 할 일을 오늘 미리 해두라는 저자의 충고는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다.
내일 할 일은 내일하기로 하자는 것이 내 삶의 원칙.^^
하지만 환기를 자주 시키라는 저자의 생각에는 100% 공감. 평소에 하려고 노력해온 것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저자의 책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 까닭은 그녀의 집이 특별할 것이 없는 평범한 집이라는 것.
그리 넓지도 않은데 침실 하나, 거실, 부엌, 욕실, 화장실, 세탁실, 베란다, 창고가 있는 작은 공간이라는 사실.
대단히 멋진 특별한 단독주택에 살고 있는 저자라면 그만큼의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리 넓고 멋진 집에서 살고 있지 않을테니까.
저자는 자신의 집을 거실, 벽장, 부엌, 세탁실, 현관, 신발장을 사진을 찍어 그대로 알려준다.
그리고 세세한 사진을 더 찍어서 자신이 어떻게 정리하고 수납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그래서 살펴보기도 쉽고 따라하기도 쉽다.
내가 보면서 배우고 싶었던 것은 콘센트를 바닥에 두지 않는다는 것.
바닥을 비워서 청소하기 쉽게 만든다는 것.
그리고 부엌의 싱크대 안을 제대로 정리해서 꺼내쓰기 좋도록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청소도구의 경우, 가까이 두고 접근하기 좋도록 배치할 것,
무엇보다도 청소기를 무선의 가벼운 청소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에 주목했다.
내가 왜 그토록 청소기를 처박아두고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일단 청소기의 소음이 싫어서 잘 사용하지 않지만, 또 다른 이유로 청소기의 부피가 크고 무거워서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
다음 번에 청소기를 구입할 때는 무선 충전식 청소기를 구입해야겠구나 결심.
사실 욕실의 경우도 곰팡이와 전쟁중이고 욕실 물품을 어찌 정리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일단 욕실의 세면대와 욕실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바꾸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이사를 다시 가기 전까지는 욕실장과 세면대를 교체하지 않아야겠다는 결론을 얻었다.
중요한 것은 있는 상태에서 제대로 정리를 해야 한다는 사실!
그래서 욕실 벽의 곰팡이를 제거하기로 마음 먹었다.
저자처럼 욕실 곰팡이 제거제를 사용하지 않고 철수세미로 욕실벽을 닦아보았다. 놀랍게도 잘 닦인다.
용기를 얻어 곰팡이를 제거하고 바닥청소를 제대로 했다.
그리고 욕조청소도 열심히. 수도꼭지도 반짝반짝하게 닦고...
욕실장의 물건과 세면대 위의 물건들도 불필요한 것과 필요한 것을 구분하고 불필요한 것은 제거하고 필요한 것은 사용하기 좋게 다시 정리해 보았다.
욕실 장의 칸에 맞는 천 박스도 만들어서 물건을 효율적으로 넣어두었다.
정리를 제대로 하고 청소를 열심히 했더니 굳이 세면대와 욕실장을 교체해야 한다는 욕구가 없어졌고, 사용하기에도 편리하고 공간이 청결해서 기분이 좋았다.
청소와 정리의 힘이 대단하다.
또 창틀청소에 작은 비와 쓰레받기를 사용하는 지혜도 좋네요. 일단 집에 작은 비와 쓰레받기도 있으니 바로 시도해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밤세탁보다는 아침세탁을 선호한다.
밤에는 될수록이면 집안일을 하지 않는 편이 편안하게 밤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
세탁기는 소음도 만드니까, 낮에 하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
우리집 부엌의 문제점은 작업공간이 충분치 않다는 것인데, 물건을 잘 정리해서 작업공간을 확보해볼 계획이다.
저자는 여름, 겨울 일 년에 두 차례 옷정리를 한다고 하는데, 책을 읽은 김에 나도 옷정리를 했다.
옷이 늘어나는 데도 옷을 처분하거나 기증하지 않으면 옷이 옷장을 채워 불편해지기 마련.
불규칙적으로 옷을 기부하고 버리기도 하지만 저자처럼 계절에 따라서 규칙적으로 정리하는 습관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옷을 너무 많이 갖고 있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
정리를 잘 하고 청소를 잘하고 깔끔한 공간을 유지하는 사람들의 옷의 공통점은 검정, 하양, 아이보리, 파랑, 회색의 단색 옷을 즐긴다는 것이 눈에 띤다.
옷을 조금 가지고 있으면서 맞춰입기 쉬운 옷을 구입하는 것이 요령.
색상이나 무늬가 특별히 화려하다거나 하면 다른 옷과 맞추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다양한 색상의 옷을 선호하는 나는 아무래도 저자처럼 적은 옷으로 지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리고 추억이 담긴 편지나 엽서, 카드, 사진과 같은 물품이 적지 않은 것도 집안을 어지럽히는데 큰 요인.
저자처럼 한 상자에 가지고 있으면 좋겠지만...
아무튼 내 추억의 물건도 날 잡아서 정리해야겠구나 싶다.
업무를 커피숍을 이용해서 한다는 것에 공감하기 어렵다.
나는 일을 집에서 하는 것을 선호한다. 집에서 일하면서 짬짬이 머리도 비울 겸 집안일을 하는 것이 좋다.
커피숍에 가서 비싼 커피를 마시면서 일을 하는 것이 사치로 여겨진다.
요즘처럼 코로나시절에는 더더욱 카페에서 일하기는 어려운 상황.
저자의 책을 읽다가 다양한 후크, 쌀이 흘러내리지 않게 하는 아이템, 욕실 물방울 제거를 위한 스쿼지를 구입해야겠구나 생각했다.
후크의 경우, 적재적소에 사용하면 물건의 제자리를 잡아주기 좋다.
책을 읽다가 잊고 있던 작은 꽃병들이 생각났다.
여름에는 꺾꽂이를 위해 사용하고 봄에는 야생화를 꺾어다 장식하면 좋을 것 같다.
책을 덮으면서 든 생각은 집안의 정리를 위해서는 물건이 적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었다.
어머니는 항상 반짝반짝하는 청결한 집을 유지하셨는데,
청결한 집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두 번 청소를 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물건을 제 때 정리해서 처분했다는 기억이 난다.
나도 가지고 있는 물건을 살펴보면서 버리거나 기증하면서 처분해야겠다.
특히 넘치는 책들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