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114

[쉬피옹과 친구들] 우정의 모범

귀여운 만화체 그림이 한 눈에 들어오는 그림책 [쉬피옹과 멋진 친구들]. 프랑수아 모몽이 쓰고 그렸다. 프랑수아 모몽(François Maumont)이 일러스트레이터일 뿐만 아니라 만화가이자 애니메이션 감독이라고 한다. 이 그림책의 그림도 재미나지만 그의 다른 그림들도 유머가 넘친다. 문어 쉬피옹은 평소에도 친구들을 잘 도와주는 좋은 친구다. 가자미도, 성게도, 황새치도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쉬피옹의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쉬피옹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 도움을 받은 친구들은 어땠을까? 당연히 그동안 도움을 받았던 친구들이 달려가 쉬피옹을 도왔다. 이 그림책의 이야기는 바로 '우정'을 다루고 있다. 평소에 친구들을 잘 도왔던 친구가 어려움에 빠지니까 도움을 받은 친구들이 달려와서 도와주는 해피엔딩 우정 ..

그림책 2022.09.03

헬린 옥슨버리 [곰 사냥을 떠나자] 자장가처럼 읽어 주기 좋은 그림책

아빠와 아이들이 나오는 표지 그림과 '곰사냥을 떠나자'라는 제목이 어딘지 모르게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곰사냥을 떠나자]란 제목은 반복되는 노랫가락의 일부다. '곰 잡으러 간단다. 큰 곰 잡으러 간단다. 정말 날씨가 좋구나! 우린 하나도 안 무서워.'라는 구절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부모와 세 자녀, 그리고 강아지 한 마리가 다함께 나들이를 나가면서 흥얼거리는 노랫가락이라고나 할까. 이 그림책은 헬린 옥슨버리가 그림을 그리고 마이클 로젠이 글을 쓴 그림책으로 1938년에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시공주니어에서 1994년에 번역출간했다. 헬린 옥슨버리(Helen Oxenbury, 1938-)은 영국의 그림책 작가다. 시공주니어의 작가소개를 보면, 헬린 옥슨버리는 영국의 3대 그림책 작가로 손꼽힌다고 한다..

그림책 2022.09.02

[파리의 휴가] 반전의 유머로 유쾌한 그림책

[파리의 휴가]는 오랜만에 푸른 하늘과 따뜻한 햇살이 가득한 오늘 같은 날, 함박웃음을 웃게 하는 유쾌한 그림책이다. 구스티가 글을 쓰고 그림도 그렸다. 구스티(Gusti, 1963-)는 일러스트레이터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출신인데, 1985년 파리로 여행갔다가 파리, 마드리드에서 살게 되었고 지금은 바르셀로나에서 살고 있다고. 아르헨티나 사람이니까, 스페인어권이고 스페인에서 살기에는 언어적 어려움도 없어 충분히 살 만할 것 같다. 이렇게 국가를 바꿔서 살 수 있는데는 언어적 공통점 덕분이라 생각되니, 좀 부럽다. 아무튼 [파리의 휴가]의 원제는 'La mosca(파리)'이고 2005년에 출간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바람의 아이들이 2007년에 번역출간했다. 주인공 파리의 모습이 너무 귀엽다. 주인공만 ..

그림책 2022.09.01

[나랑 같이 놀자] 절제된 색상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그림책

노란색 표지가 인상적인 그림책 [나랑 같이 놀자(Play with me)]는 마리 홀 에츠가 그리고 썼다. 마리 홀 에츠(Marie Hall Ets, 1995-1985)는 미국 그림책 작가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결혼 후 2주만에 남편이 1차세계대전에서 전사하고 30대 중반에 한 두 번째 결혼으로 만난 남편이 결혼 13년만에 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경험이 작가로 하여금 그림책 세계에 더 빠져들게 한 모양이다. 첫 번째 남편을 잃고 사회복지시설에서 일하다 그림책이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수단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두 번째 남편이 죽었을 때 그림책을 통해 자신을 위로하고자 했다고 한다. 이 그림책은 1955년에 출간되었는데, 작가의 나이 예순살 때다. 그래서인지 비록 어린 소녀를 주인공으로 삼았지만 이야기..

그림책 2022.08.25

[영자 아줌마네 양장점] 1970년대의 풍경과 다채로운 '시장' 정보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출판한 그림책들 가운데 한국적인 그림체의 그림책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이야기 자체도 우리나라적 색채가 담겨 있으면 좋다. [영자 아줌마네 양잠점]은 바로 그런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은 '시장'을 소재로 한 1970년 생활문화를 소개하는 그림책인가 보다. 김명희가 쓰고 정수가 그림을 그렸다. 김명희는 국어국문학과 출신인데 KBS 아나운서로 일했다고 한다.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에 동화부문에 당선해 글쓰기를 시작했고 여전히 아이들을 위한 글을 쓰고 있는 작가다. 정수는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을 만드는 그림작라고. 2016년 밝은 미래에서 이 그림책을 출간했다. 주인공 소녀는 예쁜 백화점 옷을 입고 온 같은 반 친구가 부럽다. 그런데 생일선물로 양장점 옷이 생겨 즐거워한다. 이 이야..

그림책 2022.08.24

사노요코 [100만 번 산 고양이] 수없는 환생 끝에 찾은 진정한 사랑

사노 요코(1938-2010)는 어린이 그림책 일본 작가다. 이 작가의 그림을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한다. 지금껏 그녀의 마지막 에세이 [사는 게 뭐라고]를 비롯해 [두고보자! 커다란 나무(1976)] [나는 고양이라고!(1977)] [하지만 하지만 할머니(1975)]를 포스팅했다. 이번에는 [100만 번 산 고양이]다. 이 그림책은 일본에서 1977년에 출간되었고 비룡소에서 2002년에 번역출간했는데, 사노요코에게 그림책작가로서의 유명세를 가져다 주었다고 한다. 개성 넘치는 사노 요코의 고양이 그림이 정말 멋지다. 수채화와 먹을 사용한 걸까? 주인공인 100만 번 산 고양이는 그야말로 수도 없이 환생한 고양이로 볼 수 있다. 다양한 인간 주인을 만났지만 모두 싫어했다. 오직 자기자신만 사랑한 고양이였다...

그림책 2022.08.23

앤서니 브라운 [공원에서 일어난 일] 4가지 관점의 동일공간 속 이야기

앤서니 브라운(1946-, 영국 그림책작가) 그림책으로는 네 번째 소개다. 지금까지 [돼지책(1986)], [동물원(1992)], [특별한 손님(1984)]을 소개했고, 이번에는 [공원에서 일어난 일]. [공원에서 일어난 일]은 원제가 'Voices in the park'이다. 원제를 왜 이렇게 붙였을까? 잠시 갸우뚱했다. 아마도 찰스 엄마와 찰스, 스머지 아빠와 스머지, 모두 네 사람의 이야기가 같은 공원에서 동선이 겹쳐져 벌어진 일을 각기 다른 네 사람의 시선으로 보여줘서 복수로 '목소리들'이라고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 그림책은 1998년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삼성출판사에서 번역출간되었다. 표지를 보면 커트 마쉴러 상 수상작이라고 나와 있다. 1998년 커트 마쉴러 상..

그림책 2022.08.22

[특별한 손님] 새로운 가족 구성의 진지한 이야기와 유머넘치는 그림

이번 그림책은 앤소니 브라운이 그림을 그리고 안나레나 맥아피가 글을 썼다. [특별한 손님]은 1984년 'The visitors who came to stay'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베틀북에서 2005년에 번역 출간되었다. 그림작가 앤서니 브라운에 대해서는 이미 앞서 소개했으니까, 안나레나 맥아피(Annalena McAfee, 1932-)는 영국의 아동도서 작가이자 저널리스트라고 한다. [특별한 손님]의 글도 50대 중반에 썼다. 이야기는 이혼한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소녀가 아들이 있는 아주머니와 아버지가 새로운 가족을 구성하려고 하자 경험하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녀에게는 아버지와의 익숙한 생활이 있는데 새로운 사람들과 살아가게 되면서 익숙함이 낯섬과 부딪히고 거부감을 느끼게 ..

그림책 2022.08.21

패트리샤 폴라코 [할머니와 고양이] 유대인 할머니와 흑인 소년의 우정

패트리샤 폴라코(Patricia Polacco, 1944-)가 그리고 쓴 그림책 [할머니와 고양이]는 보물창고가 2008년에 번역출간했다. 원제는 'MRS. Katz and Tush'이고 원서는 1998년에 출간되었다. 패트리샤 폴라코에 대해서는 [할머니의 조각보]를 포스팅할 때 소개했으니까 여기서는 생략한다. [할머니의 조각보]가 1988년에 출간된 책이니까, 그로부터 10년이 더 지난 후 출간된 책인 [할머니와 고양이]다. 패트리샤 폴라코의 그림은 언제봐도 생동감 넘친다. 10년 전 그림책의 그림에 비하면 그림이 훨씬 더 능수능란해진 느낌이다. 이 그림책을 사랑하는 이유는 고양이가 출연한다는 점이다. 꼬리 없는 고양이 '터시'가 사랑스럽게 잘 묘사되어 있다. 이 그림책의 이야기 역시 무척 따뜻하다. ..

그림책 2022.08.18

[장자못과 며느리바위] 인색하고 심술궂은 부자와 미련 많은 며느리

한태희가 그리고 정해왕이 쓴 그림책 [장자못과 며느리바위]는 웅진씽크빅에서 '호롱불옛이야기' 시리즈로 출간된 그림책들 중 하나다. 아마도 출판사에서 기획하고 작가들을 구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이 그림책을 교환도서 코너에서 가져온 이유는 그림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스타일의 그림이 있는 우리 그림책이 마음에 들어서였다. 이 이야기는 읽어보기도 전에 뻔한 옛 이야기 중 하나라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인색하고 심술맞고 욕심쟁이인 부자가 벌을 받는 이야기. '장자못'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장자'는 '부자'를 뜻한다고 한다. '장자못'이란 벌 받은 부자의 흔적이라고 할까. 거의 옛 이야기에서 보면 부자는 성격이 더럽다. 성격이 더러워서 부자가 되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부자에 대한, 부..

그림책 2022.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