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레오 리오니 [프레드릭] '개미와 베짱이'의 다른 해석

Livcha 2022. 7. 16. 12:19

[프레데릭] 그림책 표지

개인적으로 레오 리오니의 그림책을 좋아하는데,  레오 리오니의 그림책 [프레드릭(1967)]은 칼데콧 아너상을 받은 작품이다.

레오 리오니(1910-1999)는 네덜란드 출신의 이탈리아, 미국 국적의 동화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났지만 이탈리아로 이주했고 1931년에서 1939까지 이탈리아에서 유명한 화가로 활동했다.

1939년에 미국으로 이주해 디자인을 시작했고 이후 화가, 조각가, 사진작가, 그래픽디자이너, 아트 디렉터로 성공했다.

1959년에야 비로소 그림책 작업을 시작했다. 손자들을 위해 잡지를 찢어 첫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1962년에는 이탈리아로 돌아가서 죽을 때까지 이탈리아에서 살았다.

레오 리오니는 그림책일이 평생 한 일 중 가장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레오 리오니의 그림책이 세련되고 독창적인 까닭이 그의 여러 예술작업의 경험이 뒷받침되어서임을 알 수 있었다. 

 

레오 리오니가 미국인이나 미국거주자에 한해서 주는 칼데콧 아너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1968년 당시 이탈리에서 살고 있었지만 미국 국적이 있어서였나 보다. 참고로 칼데콧 메달은 한 해 한 사람에게 수여되는 것에 반해 칼데콧 아너상은 여러 명에게 주어진다.  

[프레드릭]은 종이를 잘라 붙여 작업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의 개성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이야기를 살펴 보면,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의 변주라는 생각이 든다.

베짱이처럼 프레드릭도 다른 쥐들이 먹고 살기 위한 양식을 마련하는 동안 함께 일하지 않는다.

오히려 햇살을 모으고 색깔을 모으고 이야기를 모은다. 다시 말해서 예술활동에 몰두한다. 

개미와 베짱이의 이야기 속 베짱이의 비극적 결말과 달리 프레드릭의 예술활동은 곤궁한 겨울 생활에 다른 쥐들이 견딜 수 있는 힘이 되어 준다. 그리고 다른 쥐들은 프레드릭의 작업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공감한다.

레오 리오니는 예술가로서 평생을 산 자신의 모습을 프레드릭에 투영시킨 것으로 보인다. 

[프레드릭]에서 작가는 우리에게 빵도 필요하지만  장미도 필요하다는 것, 예술가란 존재는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난 보다. 

그럼에도 생존 없이 예술활동이 가능하지 않고, 예술활동은 생존이 뒷받침 후에 가능한 잉여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물론 인간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고 빵과 더불어 장미가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은 확실하다. 

 

그림책 속에서처럼 다섯 마리의 쥐 가운데 4마리는 생존을 위한 노동을 하고 예술활동은 1마리의 쥐가 한다.

다섯 마리의 쥐 모두 예술활동을 한다면 쥐들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다섯 마리 쥐 모두 생존을 위한 노동만 한다면 삶이 너무 팍팍할 것이다. 

다수는 생존을 위한 노동, 소수만이 예술활동을 하는 사회가 바람직하다는 것을 작가도 인정한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