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특별한 손님] 새로운 가족 구성의 진지한 이야기와 유머넘치는 그림

Livcha 2022. 8. 21. 13:40

[특별한 손님] 그림책 표지

이번 그림책은 앤소니 브라운이 그림을 그리고 안나레나 맥아피가 글을 썼다. 

[특별한 손님]은 1984년 'The visitors who came to stay'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베틀북에서 2005년에 번역 출간되었다.

그림작가 앤서니 브라운에 대해서는 이미 앞서 소개했으니까, 안나레나 맥아피(Annalena McAfee, 1932-)는 영국의 아동도서 작가이자 저널리스트라고 한다. [특별한 손님]의 글도 50대 중반에 썼다. 

이야기는 이혼한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소녀가 아들이 있는 아주머니와 아버지가 새로운 가족을 구성하려고 하자 경험하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녀에게는 아버지와의 익숙한 생활이 있는데 새로운 사람들과 살아가게 되면서 익숙함이 낯섬과 부딪히고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다 조금씩 그 낯선 것들에 익숙해지면서 변화를 받아들이게 된다. 이야기 자체는 가족에 관한 진지한 내용으로 충분히 생각해볼 거리를 제공한다. 

 

그림책 구성을 살펴보면, 텍스트가 있는 페이지 아래는 소품이, 그리고 맞은 편 페이지에는 전면 그림이 배치되어 있다.

그림책 구성이 무척 마음에 든다. 

앤서니 브라운의 깔끔하고 세밀한 그림이 이야기를 한결 잘 표현해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림 자체의 디테일이 주는 매력을 더한다.  그림을 주시해서 보면 그림 곳곳에 흥미로운 것들이 숨겨져 있어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기분이다.  무엇보다 유머가 넘친다.

회전목마 지붕의 해골깃발, 변기에 앉아 신문을 보는 남자 머리 위의 갈매기라든지, 회전목마를 탄 고릴라, 악어를 어깨에 맨 여성, 하이힐을 신은 회전목마 등 그림 속 곳곳에 재미난 것들이 숨겨져 있다. 

해변의 그림에도 곳곳에 재미난 것들이 숨어 있다. 달걀프라이를 가슴에 올린 여자, 바디빌더 동작을 하고 있는 고릴라, 눈이 그려져 있는 렌즈가 있는 안경을 닮은 수영복 상의, 물고기가 헤엄치는 수경 속, 가림막 뒤에 숨어 있는 물고기, 수평선을 달리는 버스 등. 

진지한 이야기와 대비되는 듯한 유머 넘치는 그림들이 그림책을 훨씬 풍성하게 만들었다. 

 

아무래도 이 작가는 마그리트의 그림을 좋아하나 보다. 그림책 곳곳에서 마그리트를 연상시키는 소재를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구름, 중절모, 우산, 사과 등.

그리고 이 그림은 마네의 어떤 그림을 패러디한 것으로 보인다. 어떤 그림인지 한 번 맞춰보자. 

누군가와 가족이 되는 데서 분명 시간이 걸린다. 소녀의 아버지는 소녀가 새로운 사람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기까지 기다려준다.  소녀도 아주머니와 소년을 가족으로 받아들일 것 같다. 가족이 되어서도 여러 해결해야 할 사소한 문제들이 있겠지만 살면서 하나 둘씩 해결해나가리라. 

 

위 그림 속에는 몇 개의 달걀프라이가 나올까?

거꾸로 매달린 꽃병과 목욕하는 새를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