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자연

[숲은 누가 만들었나] 매사추세츠 숲을 통해 본 '천이'

Livcha 2022. 11. 14. 13:58

[숲은 누가 만들었나] 그림책 표지

흑백의 그림이 인상적인 그림책. 

척 에커트(Chuck Echart)은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하는 화가로 어린 시절을 캘리포니아 주의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보냈다고 한다. 

그의 그림은 숲을 잘 알고 있는 듯한 그림으로 느껴졌다. 

이 그림책은 윌리엄 네스퍼슨(William Jaspersohn)이 쓰고, 척 에커트가 그림을 그림 것으로 원제는 'How the forest grew'. 1980년에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산기획에서 1994년에 번역출간했다. 

미국 북동부에 있는 주 매사추세츠의 활엽수림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를 우리에게 잘 알려준다. 

2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황무지땅에 풀들이 자라나고, 검은 딸기나무가 자라난 후, 스트로브잣나무 숲이 형성된다. 

이 책에서는 스트로브소나무라고 번역하고 있는데, 스트로브잣나무(White pine)가 정확한 나무이름이다. 

물론 이 나무는 소나무속에 속한다. 스트로브잣나무가 바로 이 황무지의 개척자 나무인 것이다. 

 

20년이 흐르자 이 스트로브잣나무 숲 응달에서 활엽수가 자라기 시작한다. 바로 물푸레나무, 붉은떡갈나무, 꽃단풍, 튤립나무 등

다시 15년이 지나니까 새로운 나무들이 등장한다. 바로 '천이'가 이루어진다. 

황무지에 80년의 세월이 흐르자 스트로브잣나무 숲은 사라지고 활엽수들에게 자리를 내어준다.

이때가 숲의 중년기.

숲이 너무 어두워지니까 붉은떡갈나무, 꽃단풍, 물푸레나무가 사라지고 너도밤나무, 설탕단풍이 등장한다. 

숲의 낮은 층을 이루는 너도 밤나무와 설탕단풍은 '후계목'.

 

150년이 흘러 1927년이 되자 이제 숲의 주인공은 너도밤나무와 설탕단풍. 

 

어디나 그렇듯, 숲도 끊임없이 변화한다. 

미국 매사추세츠 숲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숲도 그렇다.

 

경기도 광릉의 소리봉의 예를 보면, 처음에는 소나무가 주인이었다가 1920년대에는 참나무, 물푸레나무, 팥배나무 등이 주인이 되고 마침내 까치박달나무, 서어나무에게 자리를 양보한다.

숲의 주인이 바뀌는 과정은 흥미롭다.  

 

그런데 왜 번역 책 제목을 '숲은 누가 만들었나'로 한 것일까? 적절한 제목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