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존 닥슨 카 [연속살인사건], 그리고 코넬 울리치 [죽음의 무도]

Livcha 2024. 3. 13. 15:11

존 딕슨 카[연속살인사건] 책표지

이제 존 딕슨 카(John Dickson Carr, 1906-1977)의 미스터리 8권째 읽기. 이 책은 동서문화사에서 1977년에 처음 번역출간했고, 내가 읽은 책은 2003년에 중판으로 출간한 것이다.

 

[연속살인사건(The case of the constant suicides, 1941)] 역시 밀실 미스터리로, 이 책에서는 두 가지 밀실이 등장한다. 스코틀랜드 샤이러성 탑 맨꼭대기방과 오두막. 성탑 꼭대기방에서 자던 성주의 사체가 창 밖 땅바닥에서 발견되고, 밀폐된 오두막 안에서 발견된, 성주 살해의 용의자의 목맨 채 죽은 사체가 발견된다는 전자는 살인사건으로 후자는 자살로 보이는데, 진실은 무엇일까? 두 경우 모두 실내 안으로 범인이 침입할 수가 없는 상황. 범죄라면 불가능범죄. 

일단 오컬트적 분위기가 가능한 스코틀랜드의 하이랜드 땅에서 벌어진 미스터리 사건을 다루고 있어 일단 내 관심을 끌었다. 

이 이야기 속에도 음산한 분위기의 성과 그 성에 나타난 유령과 같은 소재가 등장한다. 

음산한 분위기 속에서도 명랑한 로맨스가 함께 해서 소설 전반이 우울하거나 무시무시하지만은 않다.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탐정은 바로 기디언 펠 박사. 앞서 [마녀의 은신처] [세 개의 관] [구부러진 경첩]에서 기디언 펠 박사의 활약을 살펴보았다. 이번 이야기에서 보면 기디언 펠 박사는 도덕주의자는 아니고 상황에 따라서 유연하게(?), 아니 진실을 감추며 행동하기도 하는 인물로 나온다. 

 

[연속살인사건]과 더불어 또 다른 단편 미스터리 소설이 함께 실려 있는데, 코넬 울리치(1903-1968)의 [죽음의 무도(The dancing detective, 1946)]다. 젊은 여성들의 연쇄살인마를 잡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해설에 의하면, 이 작가의 단편 작품 중에서는 '죽음의 무도'가 유명하다고 한다. 그리고 코넬 울리치의 작품 특징으로 서스펜스 기법, 탁월한 여성심리묘사, 명탐정 부재, 값싼 술집, 값싼 호텔 등이 작품 무대를 꼽고 있다. 기존의 탐정소설의 클리셰를 벗어던지고 평범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을 뿐만 아니라 그의 소설은 전통적인 미스터리물을 벗어나 있다고 한다. [죽음의 무도]에서도 젊은 여성댄서가 주인공이고 그녀가 범죄의 진실에 다가섬과 동시에 범죄의 타격이 된다. 

'죽음의 무도' 이외에 아직 코넬 울리치의 미스터리물을 읽은 적이 없어 한 번 읽어볼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