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코넬 울리치[검은 옷을 입은 신부] 젊고 아름다운 여성 살인범이 주인공인 미스터리

Livcha 2024. 4. 24. 07:32

코넬 울리치[검은 옷을 입은 신부] 책표지

코넬 울리치(Cornell George Hopley-Woolrich, 1903-1968)는 미국 작가이다. 윌리엄 아이리시, 조지 호플리라는 필명을 사용했다. 

그가 40년대 출간한 미스터리 소설들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1940년에 출간한 [검은 옷의 신부(The Bride wore black) 역시 그 중 한 권이다. 

내가 읽은 책은 2010년에 페이퍼하우스에서 번역출간한 것이다.  

 

코넬 울리치의 개인사는 평범하지 않다. 아주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해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멕시코에서 살다가 십대부터 어머니와 함께 뉴욕에서 살았다. 대학에 입학했지만 소설이 성공하자 학교를 그만둔다.  20대 말 한 결혼은 3개월만에 파경에 이른다. 그는 부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신의 동성애 경험을 담은 일기장을 남기고 이것 때문에 결혼이 취소된 것으로 본다. 과도한 흡연과 음주으로 말년에는 건강이 나빴다. 돈이 있는데도 어머니와 함께 허름한 호텔에서 살았고, 죽을 때까지 뉴욕 호텔을 전전한다. 마지막 해에는 다리의 괴저를 방치해 다리를 절단한다. 어쩌면 평범하지 않은 작가의 삶과 성격이  감정이 넘치는 미스터리물을 낳게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검은 옷을 입은 신부]는 30년대까지의 탐정소설인 미스터리와는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탐정소설에서는 탐정이 마지막에 범인의 살해방법과 범인의 정체를 밝혀내지만 코넬 울리치의 이 소설은 처음부터 젊고 아름다운 여성인 살인범 줄리를 전면에 등장시키고 그녀의 네 차례 살인-블리스, 미첼, 모런, 퍼거슨의 살해-을 독자는 눈 앞에서 지켜보게 된다. 독자는 다양한 수법의 살인 과정을 숨죽여 긴장한 채 지켜본다. 

 

도대체 줄리는 왜 네 명의 남자를 살해하는 걸까? 하는 의문을 가지면서 소설을 읽게 되고 마지막에 그녀의 살해 동기를 알게 된다. 

아무튼 이 소설의 주인공은 바로 살인범인 줄리다. 소설을 덮으면서 우리는 줄리라는 여성의 격렬한 심리변화를 함께 체험한다. 

작가는 줄리의 살해동기를 알려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는 반점을 준비한다. 

1968년 이 소설이 프랑수와 트뤼포 감독에 의해서 영화한 되는데, 충분히 영화화될 만한 소설이다. 현대적인 서스펜스 영화를 가능하게 하는 줄거리이니 말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킬빌]이 영향을 받았다고 하니까 그 영화가 보고 싶네.

그리고 작가의 대표작이라고 하는 [환상의 여인]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