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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라야의 지하비밀도서관] 봉쇄도시의 평화로운 저항

Livcha 2021. 8. 8. 19:41

시리아의 수도에서 7킬로미터 떨어진 도시, 2012년 11월에 봉쇄된 도시, 그리고 2016년 8월말 강제퇴거조치당한 도시, '다라야'.

'다라야'는 시리아 고어로 '집이 많은 곳'이라는 뜻이라지만, 4년동안 봉쇄된 상태에서 8천개 이상의 폭탄이 떨어져 결국에는 폐허가 된 도시.

그 도시에서 저항했던 청년들, 그 청년들은 건물 잔해 아래서 책을 수집하고 그 책을 모아 지하에 도서관을 만들었단다. 

2013년 말부터 책을 수집하기 시작해서 2016년 8월 그곳을 떠나도록 강제당했을 때까지 존재했던 비밀 도서관. 

 

프랑스 <르 피가로>지 특파원이 델핀 미누이가 우연히 SNS에서 발견한 사진 한 장에서 시작한 소통. 

그 소통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책으로 묶어 전한다. 

 

도시가 봉쇄되어 연일 하루에도 수없이 폭탄이 떨어지는 그곳에 남아 그것도 평화로운 저항을 이어가던 청년들, 

그 청년들과 프랑스 여기자와의 인터넷을 통한 소통은 전쟁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이며, 

세상에는 얼마나 보이지 않는 진실들이 많은지를 알려준다.  

 

굶주림, 폭격으로 인한 죽음에 직면한 두려움. 그것이 전쟁 속 봉쇄된 도시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이다. 

다라야의 사람들, 온건한 저항세력은 정부군과 IS 사이에서 위협당한다. 

정부군은 이들을 테러리스트라 명명한다. 

하지만 프랑스 기자가 들여다 본 진실은 다르다.

민주주의, 자유를 꿈꾸는 사람들은 시리아 정부에게도 IS에게도 적으로 규정된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면서 과거를 배우고 미래의 희망을 꿈꾼다. 

참혹한 현실에서 도피하고 위로받으며 평화를 갈구한다. 

 

책을 읽는 사람들, 책을 저항의 수단으로 삼은 사람들,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심금을 울린다. 

그리고 결국에는 강제퇴거당해 외국에서 배회해야 하는 이들의 삶이 가슴아프다. 

 

전쟁을 피해 우리나라로 도망쳐 온 예맨 난민들에게 냉혹한 시선을 던지는 사람들은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누구나 전쟁의 피해자가 될 수 있고, 어쩔 수 없이 나라를 떠나야 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들도 우리처럼 평범한 일상을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마음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들 중에서도 좋은 사람, 나쁜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들 속에도 존재하는 좋은 사람, 나쁜 사람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전쟁을 피해 도움을 구하는 사람들을 내치는 사람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다라야의 지하비밀도서관]이 녹여주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