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아툭] 복수에 관한 비판적 사색

Livcha 2022. 9. 7. 14:35

[아툭] (보물창고 출간) 그림책 표지

도서관 교환도서 코너에서 바꿔온 이 그림책 [아툭]은 보물창고에서 2006년에 출간한 것이다. 

지금은 한마당에서 이 책을 출간하고 있어 그림책 표지도 바뀌었다. 

보물창고는 아동 청소년 문학 전문출판사인 푸른책들의 임프린트(하위 브랜드)인데, 아마도 [아툭]을 2004년 번역출간한 후 절판되자 더는 책을 찍지 않기로 한 모양이다.

나는 한마당에서 펴낸 [아툭]의 표지보다 보물창고의 표지가 더 마음에 든다.

 

[아툭]은 미샤 다미얀이 쓰고 요쳅 빌콘이 그렸다. 1990년 스위스에서 출간되었다. 

미샤 다미안(Mischa Damjan,  1914-1998)은 예전에 유고슬라비아였던 마케도니아의 스코페 출신으로 세르비아 수도인 베오그라드에서 자랐다. 파리에 가서 법학을 공부하고 변호사가 되었다. 1945년 독일의 체포령을 피해 스위스로 이주해서 짧은 이야기, 중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79년에 와서야 글쓰는 일에 전념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요쳅 빌콘(Jozef Wilkon, 1930-) 폴란드 일러스트레이터, 화가, 조각가다. 

요쳅 빌콘의 그림이 아툭의 이야기에 너무 잘 어울린다.

무엇보다 서늘한 푸른색이 마음에 든다. 

 

아툭은 에스키모 소년이고 이 소년은 타룩이란 썰매개를 사랑한다. 소년의 꿈은 타룩이 우두머리개가 되어 이끄는 개썰매를 타고 사냥하는 것이다. 그런데 타룩이 늑대에게 죽음을 당하자 늑대에게 복수하기로 마음먹는다. 

뛰어난 사냥꾼으로 자란 아툭은 원하는 대로 늑대를 죽여 복수에 성공한다. 

하지만 늑대에게 복수를 성공했다고 해도 죽은 타룩이 돌아온 것이 아니기에 슬픔은 계속되었다. 

작가는 복수에 성공하더라도 슬픔을 더 키우고 스스로를 더 외롭게 만들며 삶을 공허하게 한다고 적고 있다. 

 

사랑하는 존재의 상실로 인한 슬픔은 복수가 아니라,  또 다른 사랑하는 존재를 찾음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얻는다.

아툭은 꽃이라는 친구를 만나게 되어 그 꽃을 보살피고 지키고 겨울동안 다시 꽃이 피길 기다리면서 슬픔을 걷어낼 수 있었으리라.

 

물론 새로운 사랑을 찾기 위해서는 앞선 사랑을 앗아간 존재에 대한 용서의 마음이 있어야 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이 그림책 속에 아툭이 늑대를 용서했다는 이야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