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련 3

김혜련 [학교종이 땡땡땡] 90년대말 여고교실 풍경

김혜련 작가의 [밥짓는 시간], [고귀한 일상]을 읽고 난 후, 김혜련 작가가 교사시절 출간했던 베스트셀러 서적인 [학교종이 땡땡땡(1999)]을 읽었다. [학교종이 땡땡땡]은 교사의 시선에 걸러진 90년대말 여고 교실풍경이 담겼는데, 내게는 무척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김혜련 작가의 유려한 글솜씨가 돋보이는 이 책은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내가 경험했던 고교시절 교실풍경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 놀라웠다. 시대가 달라서인지, 아니면 서울이라는 도시의 차이 때문인지... 아니면 김혜련교사가 재직했던 그 학교가 특별했던 것인지... 반 아이들의 이름을 모두 알지 못하고 대부분의 교실친구들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 반 아이들 모두의 이름을 기억했을 뿐만 아니라 그 아이들 모두와 어울렸던 내 고교경험과는..

기타 2021.10.27

김혜련 [고귀한 일상] 사소한 일상이 고귀하길 바라는 마음

김혜련 작가의 글을 무척 기다려왔다. 그래서 [고귀한 일상]이 출간되었다고 했을 때 무척 반가웠다. 지난 번보다는 책표지도 산뜻하고 책의 두께도 얇아서 독자들이 쉬이 손을 내밀 것 같다. 1. 그런데 '고귀한 일상'이라는 제목이 좀 튄다 싶었다. '고귀한 일상'이라니... 도대체 어떤 일상이 고귀할까? 그 답은 바로 프롤로그에서 찾을 수 있었다. "'맹물맛' 같은 평범한 세계에서 신성성과 위대함을 구한다. 고귀한 일상을 살고 싶다. 삶의 근원이 되어 주는 것에 정성을 기울이고 '사소한 고귀함'으로 회생하자고 모은 손을 내밀고 싶다." 작가는 자신의 일상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으로는 만족하기 힘든가 보다. '신성함', '위대함', '근원'이라는 추상적이고 ..

김혜련 [밥하는 시간] 몸과마음의 치유기

김혜련 작가의 [밥하는 시간]은 페미니스트 저널인 [일다]에서 '여자가 쓰는 집과 밥 이야기'라는 칼럼으로 2016년1월부터 2017년10월까지 연재되었던 것을 묶은 책이다. 연재될 당시도 꽤나 열심히 읽었던 글들이었는데, 책으로 출판되기를 무척 기다렸었다. 그런데 올해 비로소 이 책이 출간되었다. 얼마나 반갑고 좋았던지! 책을 받아들었을 때, 녹색과 붉은 색이 강렬하게 와 닿은 책 표지에 좀 충격을 받았다.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책 속의 저자의 강렬한 경험에 대한 고백을 떠올린다면 이 표지가 꼭 적절하지 않다고 볼 것까지 아니다 싶다. 그냥 순전히 내 개인적인 불만이라고나 할까. 책은 '밥하는 시간'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괜찮은 제목같다. 개인적으로 이 책 속에서 '4장 밥하는 시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