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31

미야베 미유키 [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 하이쿠가 모티브인 12편의 단편 소설

북스피어가 올해 1월에 번역출간한 미야베 미유키의 책은 [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 제목이 무척 길구나 싶었다. 제목을 보다 보니 좀비물인가?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그리고 도서관에 이 책을 구입해달라고 신청했고 그 책을 받아서 읽는 순간, 잠깐 의아했다. 12편의 단편소설이었는데다가 각각의 소설 제목이 모두 그렇게 길었다. 그리고 첫번째 소설 '산산이 지는 것은 여물고자 함이니 복사꽃'을 읽고 나니 시대물도 아니고 현대 이야기인데다가 미쓰터리물도 아니고 판타지물도 아닌 평범한 드라마적인 이야기라서... 약간 실망했다고 할까. 일곱 편을 읽고 난 다음에야 모든 소설의 장르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것도. 작가가 여성이라서 그런지 소설 속에 등장하는 고통..

소설 2024.02.19

존 딕슨 카 [밤에 걷다] 참수 살인

존 딕슨 카(1906-1977)의 미스터리를 계속 읽고 있는 중인데, 이번에는 [밤에 걷다(It walks by night, 1930)]. 그의 첫 소설이다. 그래서인지 앞서 읽었던 소설들에 비해서 재미가 덜 하긴 하다. 미국 작가이지만 그의 소설에서는 영국을 배경으로 쓰여진 작품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이 소설은 프랑스 파리가 배경으로 등장한다. 그가 1928년에 파리에서 일 년간 머물었던 경험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이야기 속 살인 사건은 피해자가 목이 잘린 채 목과 몸이 분리되어 기괴한 포즈로 죽어 있다는 점에서 기괴하다. 결혼식 당일 라울 드 살리니 공작이 살해 당한다. 살해당한 공간 카드룸의 문들은 모두 지키는 사람이 있었고 창으로도 도주는 불가능하다. 이번 이야기도 밀실에서 벌어진 ..

소설 2024.02.18

존 딕슨 카 [마녀의 은신처] 스타버스 가문 사람은 목이 부러져 죽는다?

밀실 미스터리와 '불가능 범죄'의 대가로 평가받는 미국 미스터리 작가 존 딕슨 카(John Dickson Carr,1906-1977). 요즘 그의 미스터리 읽기에 빠져 지낸다. 내가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오컬트적 분위기', '그로테스크한 분위기', '고딕적 분위기'라고 평가받는 그 대목 때문이다. [세 개의 관(1935)], [화형법정(1937)]에 이어 세 번째로 읽게 된 [마녀의 은신처(Hag's Nook, 1933)] 역시 마녀로 판정받은 이를 잔혹하게 처형한 공간적 배경, 비인간적인 교도소를 운영하던 스타버스 집안 장남의 대를 이은 처참한 죽음을 소재로 해서 음산하고 으스스한 분위기가 소설 전반을 뒤덮고 있다. 사실 [밤에 걷다]를 빌리고 싶었는데, 찾지 못해서 [마녀의 은신처]를 빌렸는..

소설 2024.02.13

존 딕슨 카 [화형법정], 독살범은 누구인가?

얼마 전 존 딕슨 카(John Dickson Carr, 1906-1977) 의 [세 개의 무덤(1935)]을 읽고 난 다음, 난 그의 다른 책들을 읽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화형법정(The Burning Court), 1937]을 빌려왔다. [세 개의 무덤]도 재미있었지만, [화형 법정]도 재미있었다. 작가가 범인을 앞서 추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장치들을 위해 무척 고심한 흔적이 보였다.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오리무중에 빠지게 한다는 점에서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미스터리물이다. 그러고 보니, 작년 여름, 시립도서관에서 이 책을 사서가 북큐레이션 도서로 선정했었다. 당시 이 책은 누군가 빌려갔는지 도서전시 속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 [세 개의 무덤]과 마찬가지로 작가는 [화형법정]에서도..

소설 2024.01.29

존 딕슨 카 [세개의 관] 밀실 미스터리

어린 시절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나 애거사 크리스티 미스터리물을 즐겨 읽은 후, 한동안 미스터리 소설을 읽지 않다가 다시 미스터리물을 읽게 된 것은 미야베 미유키의 미스터리물을 읽으면서였다. 그런데 영미추리소설의 거장으로 밀실 미스터리에 탁월한 작가 존 딕스 카(John Dickson Carr, 1906-1977)의 미스터리물을 읽은 적은 없었는데, 최근 지극히 우연히 그의 미스터리 소설을 읽게 되었다. 일단 [세 개의 관]이라는 제목이 내 마음을 끈 것 같다. 이 소설은 관, 유령, 흡혈귀, 생매장, 마술과 같은 소재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소설의 마지막까지 힘이 빠지지 않고 범인은 누구인지, 또 어떤 과정을 통해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 것인지에 호기심을 계속해서 가져나갈 수 있도록 작가가..

소설 2024.01.23

무라카미 하루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스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는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다. 하지만 워낙 유명하니까 이 작가의 소설을 읽어보자 해서 지금껏 읽은 것들을 떠올려 보면, [세계의 끝과 하드 보일드 원더랜드(1985)], [노르웨이의 숲(1987)], [댄스댄스댄스(1988)], [TV피플(1990)], [스푸트니크의 연인(1999)], [해변의 카프카(2002)], [카트 멘쉬크(2004)], [잠(2012)]이 모두다. 그리고 이번에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르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2013)]. 사실 이 작가의 소설을 읽게 된 이유는 동생 때문인데, 동생의 책꽂이에 그의 책이 꽂혀 있었기 때문이다. 동생의 책을 빌려서 읽은 것은 [TV피플]까지다. 그런데 난 그 소설들을 읽으면서 그의 문체가 깔끔하고 세련되었다는 점은 인정하더라도 감동..

소설 2023.01.10

미야베 미유키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 단짝 시마자키 시리즈2

미야베 미유키의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는 2021년 문학동네에서 이영미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은 앞서 [꿈에도 생각할 수 없어]라는 제목으로 2010년 황매에서 김해용 번역으로 출판된 적이 있다. 하지만 현재 이 번역본은 절판된 상태다. 나는 3년 전, [꿈에도 생각할 수 없어]를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었다. 그럼에도 이번에 다시 번역출간된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를 다시 읽어보았다. 사실 원제를 보면 이번의 번역본 제목이 더 정확한 번역이라고 생각된다.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는 친구 시마자키 시리즈 두 번째 권이다. 단짝 시마자키 시리즈의 첫 번째 권은 [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 이 책도 황매에서 번역출간된 것으로 읽었다. 살펴보니까, 이 책 역시 문학동네에서 새로이 번역했다...

소설 2022.12.23

켄 폴릿 [대지의 기둥] 3권 킹스브리지 대성당의 완공과 악한 자의 최후

[대지의 기둥]이 얼마나 인기있는 베스트셀러 소설인지는 도서관에서 빌린 이 소설책이 너덜너덜해진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표지에 '훼손도서' 스티커가 붙어 있다. [대지의 기둥] 3권은 4,5,6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4부는 1142-1145년, 5부는 1152-1155년, 6부는 1170-1174년을 다룬다. 4부는 킹스브리지를 습격해 불태운 후 필립에 의해 지옥의 저주를 받은 윌리엄이 공포에 사로잡혀 웨일런을 찾아가서 고해하고 죄사함을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윌리엄의 킹스브리지 공격으로 대성당 건설을 책임진 톰이 죽고 대성당건설을 위한 자금마련을 위한 양모시장도 초토화되서 필립은 다시 곤경에 빠진다. 한편 동생 리처드를 위해 잭을 사랑하지만 앨프레드와 결혼하기로 한 앨리에너는 결혼식날 아..

소설 2022.09.30

켄 폴릿 [대지의기둥] 2권, 장애물들이 산적한 킹스브리지 대성당 건설

켄 폴릿의 [대지의 기둥] 2권은 2부와 3부로 구성되어 있고, 2부는 1136-1137년까지, 3부는 1140-1142년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1권에 비해 2권의 이야기는 본격적이라서 더욱 흥미진진하다.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기로 하자. 헨리1세가 사망한 후 스티븐이 왕좌를 차지하지만 살아 생전 헨리1세가 자신의 후계자로 여긴 모드 쪽도 왕좌를 포기하지 않는다. 영국 내전은 계속되고 스티븐은 모드의 포로가 된다. 하지만 스티븐의 아내는 모드 편인 로버트 백작을 포로로 잡는다. 양쪽의 팽팽한 힘겨루기가 계속된다. 2부는 화재로 불타버린 킹스브리지 대성당의 폐허에서 시작된다. 1권에서 이 화재가 앨렌의 아들 잭에 의해서 벌어지고 톰이 킹스브리지 대성당을 짓게 되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자신과 어머니가..

소설 2022.09.21

켄 폴릿 [대지의 기둥] 1권, 킹스브리지 대성당 건설의 서막

지금껏 내가 좋아하는 베스트셀러 작가는 미야베 미유키, 베르나르 베르베르다. 이번에 내가 알게 된 또 다른 베스트셀러 작가는 바로 켄 폴릿. 미야베 미유키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지금껏 우리나라에 번역출간된 책 모두를 읽었기에 다른 흥미로운 소설이 필요했기도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켄 폴릿의 [대지의 기둥]. 대성당을 소재로 한 소설이라니까 더 구미가 당겼다. [대지의 기둥]은 1989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문학동네에서 2010년에 번역출간했다. 그야말로 30년도 더 전에 나온 소설인데 지금껏 알지 못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대지의 기둥]은 문학동네에서 3권으로 출간했다. 영국의 12세기가 시대적 배경으로 킹스브리지 대성당이 건설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대지의 기..

소설 2022.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