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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레 요코 [지갑의 속삭임] 50대초반 여성의 일상사에 대한 이야기

무레 요코 책 읽기 이제 7권째. 이번에는 에세이다.[지갑의 속삭임]은 2007년에 일본에서 출간되어 우리나라에서는 문학동네에서 2018년에 번역출간되었다. 책의 부제가 '오십이 넘어 알게 된 것'인데, 책 출간연도를 고려해볼 때 무레 요코가 53세때니까 50대 초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 50대 초반의 여성의 일상사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긴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재미있지는 않아 실망. 작가의 60대 초반의 에세이인 [나이듦과 수납]에 이어 [지갑의 속삭임]은 기대보다 흥미롭지 않았다. 작가의 솔직함이 드러나 그것 자체가 웃게 하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책이 좀 수다스럽다고나 할까. 아무래도 무레 요코의 에세이보다는 소설이 더 흥미로운 것 같다. 그럼에도 몇 가지 배울 만한 점도 있다.   책 제목이기도 ..

늙음과 죽음 2024.08.19

무레 요코 [모모요는 아직 아흔살] 외할머니 이야기

며칠 전 도서관에 들러서 무레 요코 책을 두 권 더 빌려왔다. 6번째 무레 요코 일기는 [모모요는 아직 아흔살]. 작가가 자신의 외할머니 이야기를 재미있게 쓴 것이다. 어제 무라카미 하루키의 '아버지'에  대해 쓴 글을 읽었는데, 이번에도 무레 요코의 외할머니에 대해 쓴 글을 읽게 되었다. 작가의 글쓰는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가까운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참으로 다른 문체로 풀어내었다. 하루키의 아버지 이야기는 무레 요코의 외할머니 이야기에 비해 간결하지만 무겁다. 후자는 다소 수다스럽지만 유쾌하고 유머가 넘치면서 가볍다. 두 책 모두 읽는 데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흥미롭다.  [모모요는 아직 아흔살]에서 이야기는 외할머니 모모요가 아흔 살 때 도쿄에 홀로 상경해서 딸네 집에 머물면서 나름 버킷 리스..

늙음과 죽음 2024.08.12

무라카미 하루키[고양이를 버리다] 아버지 이야기

도서관 서가를 거닐다가 책제목이 눈에 꽂히면 읽어 보는 편인데, 이번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고양이를 버리다]가 그랬다. 원제도 그런가? 싶어 살펴보니 원제와 번역제목이 일치한다. 소설 파트에 있지 않은 책이라 실제로 고양이를 버렸다는 건가?하고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일본에서 2020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같은 해 비채에서 번역출간되었다.무라카미 하루키 책은 이렇게 금방 번역출간되는구나, 싶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으로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1985)] [노르웨이 숲(1987)] [댄스 댄스 댄스(1988)] [TV피플(1990)] [스푸트니크의 연인(1999] [해변의 카프라(2002)][색채가 없는 다자키 스크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2013)] 를 읽었다. 그리..

기타 2024.08.11

무레 요코 [결국 왔구나] 타인의 돌봄이 필요한 노년 관련 8편의 이야기

무더위 속 무레 요코 책 읽기는 계속. 무려 5번째 책이다.이번에는 누군가의 돌봄을 받지 않고서는 일상이 힘든 노인들과 그 주변 가족, 친지의 이야기를 다룬 [결국 왔구나]. 처음 이 책을 도서관 서가에서 집어들고서는 무엇이 결국 왔다는 건지 고개를 갸우뚱했다. 책을 읽고 나니 그 무엇은 다름 아닌 타인의 돌봄이 필요한 노년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국 왔구나]는 일본에서 2017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문학동네에서 2018년에 번역 출간했다. 모두 8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비록 일본의 이야기라고는 해도 각각의 이야기는 노년에 대한 불안을 안겨준다. 돌봄이 필요한 노인 뿐만 아니라 그 노인을 감당해야 하는 주변 사람들의 불안.  8편의 이야기 중 '형, 뭐가 잘 났는데?'를 제외한..

소설 2024.08.05

무레 요코 [일하지 않습니다] '세 평의 행복, 연꽃빌라'의 이어지는 이야기

무레 요코의 [세 평의 행복, 연꽃빌라]에 이어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일하지 않습니다-연꽃빌라 이야기]를 읽었다. 이 작가의 소설이 여성의 소소한 일상을 다룬다고 하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다. 작가가 평생 싱글로 살아서인지, [카모메 식당]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 그리고 이 연꽃빌라 시리즈까지 모두 주인공은 싱글여성이다. 그리고 모두 중년 여성이다. 나름의 자유로운 삶을 살면서 주변 여성들과 좋은 인연을 쌓아가는 삶을 다룬다고나 할까. 이번 이야기에서는 새로운 인물인 키 크고 젋은 여성인 지유키씨가 등장한다. 그리고 요리견습생이었던 사이토군이 빠진다. 이제 연꽃빌라에는 교코, 구마가이씨, 지유키씨, 고나쓰씨가 산다. 이번 이야기의 배경은 대지진. 낡은 빌라인 연꽃 빌라는 그 대..

소설 2024.08.04

무레 요코[세평의 행복, 연꽃빌라]

지난 번에 무레 요코의 [나이 듦과 수납], [고양이의 주소록]을 읽고 나서 계속해서 이 작가의 책을 빌려보는 중이다. 올여름 무더위는 무레 요코의 책을 읽으며 견딜 생각이다. 이번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세 평의 행복, 연꽃빌라] 라는 제목의 소설. 일본에서 2011년에 출간된 책인데,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 레드박스에서 번역출간했다. 이 소설이 한국에 등장한 지도 벌써 10년. 무레 요코의 소설은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을 읽은 것이 모두인데, 이번 책도 앞서 읽은 소설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카모메 식당]의 원작소설은 읽어보질 못했지만 영화를 생각해 보면 역시나 비슷한 느낌이다. 혼자 사는 중년 여성의 소소한 일상이 담긴 이야기라고나 할까. 그리고 여성들의 자매애가 포함되..

소설 2024.08.02

무레 요코 [고양이의 주소록] 주변 동물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

무레 요코의  [나이듦과 수납]을 읽고 난 후, 올여름에는 무레 요코의 책을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상호대차까지 하면서 빌린 책이 바로 [고양이의 주소록]. 이 책은 일본에서 1993년에 출간된 것으로 무려 20여년 전에 나온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에 [해냄]에서 번역출간했다. 50만부 이상 팔렸다는 베스트셀러라고 하는데... 글쎄... 사람들이 동물에 관한 책을 좋아하나? 무더운 여름날 읽기 나쁘지 않은 책이라고 본다. 사실 무레 요코가 원작자라는 것을 알지도 못한 채 영화 [카모메 식당]을 보았고, 나중에 소설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을 읽은 것이 그녀의 책을 읽은 것 모두였다.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을 읽었던 이유는 작가에 대한 관심이라기 보다 책 제..

기타 2024.07.26

[30일의 밤] '다크매터 시리즈'의 원작인 평행세계 소재의 판타지 소설

동생이 [다크매터 시리즈]를 보고 재미있었다면서 내게 그 드라마의 원작소설인 [30일의 밤]을 소개했다. 소설은 평행세계를 소재로 한 판타지소설인데, 사실상 주제는 가족애라고나 할까.이 소설은 2016년에 'Dark matter(암흑물질)'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022년 푸른숲에서 '30일의 밤'이라는 제목으로 번역출간되었다. 도대체 왜 '30일의 밤'이라는 제목을 붙였을까? 제목을 '암흑물질'이라고 하면 책이 잘 안 팔릴 것이라고 생각한 듯. 작가 블레이크 크라우치는 미국의 베스트셀러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라고 한다. 이 소설은 이미 [다크매터]라는 제목 아래 드라마화되었다.  제이슨이란 주인공은 아내 다니엘라, 10대 청소년인 아들 찰리와 함께 단란하고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산..

상상력 2024.07.21

무레 요코 [나이듦과 수납] 물건을 버리고 정리하는 어려움

도서관의 좋은 점은 도서관을 거닐다가 눈에 띠는 책을 꺼낼 수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내가 발견한 책은 무레 요코의 [나이듦과 수납].내 경우, 계속해서 물건을 버리고 정리하는 과정을 밟고 있는데 쉽지 않다는 생각을 늘 한다. 그래서 이 저자의 경험이 궁금했다. 이 책은 일본에서 2017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문학동네에서 2020년에 번역출간했다. 벌써 제법 오래된 책이네. '무레 요코'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다는 생각했는데, 그러고 보니 내가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을 읽은 적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작가가 바로 영화 [카코메 식당]의 원저자이다. 이 작가의 책이 우리나라에 상당히 많이 번역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다른 책도 올여름 더위를 식힐 겸..

[멸망지구학클럽] 죽기 전에 무얼 할까?

도서관 서가를 둘러보다 손에 든 청소년 판타지 소설 [멸망지구학클럽].  'D-110, 죽기 전에 할 일 찾기'라는 부제 때문에 빌려왔다. 마치 버킷 리스트를 떠올리게 하는 부제다. 어쨌거나 죽음을 직면한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재미나게 그려졌다. 이 책은 일본에서 2021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토토북에서 2023년 가을에 번역출간했다. 이 책을 쓴 작가는 무카이 소고. 아직 이 사람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다. 이 책의 주인공은 네 명의 청소년이다. 고마쓰 다마카, 덴도 아오, 쓰쓰미 세쓰나, 안자이 마사요시. 이들은 멸망 지구학 클럽 동호회 회원이다. 지구와 델타가 부딪혀서 지구가 멸망하기까지 110일이 남았기에 그때까지 뭔가를 찾아서 하려고 하는 멸망 지구학 클럽 회원들. 무엇보다도 다마카는 멋..

늙음과 죽음 2024.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