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자연 28

콘라트 로렌츠 [야생거위와 보낸 일년]

콘라트 로렌츠(1903-1989)는 오스트리아 생물학자로 '각인'효과를 찾아낸 사람이다. 야생거위는 알에 깨어나기 전부터 어미와 소리로 소통하고 알에서 깨어나면서도 어미와 소통하는 데, 이때 그 어미를 평생 따르는 각인효과가 생겨난다고 한다. 동네 하천가에서 만난 세 마리의 오리들 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오리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오리들의 습성이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오리를 연구한 책이 있을까해서 찾아보았더니 없어서 거위나 오리나 비슷한 동물이니 콘라트 로렌츠의 이 책을 읽어보기로 한 것. 책은 기대 이상으로 아름답고 흥미로왔다. 책을 수집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 정도는 수집해도 좋을 성 싶다. 아름다운 거위 사진들이 가득한 데다, 콘라트 로렌츠의 이야기도 재미나다. 이 책을 읽은..

생명과자연 2021.08.14

[후쿠시마의 고양이] 방사능오염지역의 사람, 고양이, 다른 동물들

일본 사진작가 오오타 야스스케의 사진집 [후쿠시마의 고양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3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정전으로 가열되어 폭발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원자력 발전소의 재난이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깨운 바로 그 사고. 이 사고 이후 출입금지된, 제 1원자력 발전소로부터 반경 20킬로미터 이내 지역. 사진 작가는 그곳에서 동물을 돌보는 자원봉사를 하면서 찍은 사진들로 여러 책들을 남겼다고 한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그의 책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 [아직도 기다리고 있는 동물들]도 보고 싶다. 그런데 [후쿠시마의 고양이(2016, 책공장더불어)]는 사진작가 오오타 야스스케가 마츠무라씨와 마츠무라씨가 거둬키우는 고양이 시로와 사비, 그리고 마츠무라씨가 거둬..

생명과자연 2021.08.14

팀 버케드의 [새의 감각] 새도 다양한 감각을 가진 동물

표지가 아름다운 이 책은 새의 다양한 감각에 대한 풍성하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알려줄 듯하다. 동물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작가 팀 버케드(Tim Birkhead,1950-)는 교수다운, 하지만 쉬운 글쓰기로 우리에게 새의 감각에 대해 알려준다. 흥미진진하게 글을 쓰는 작가는 아니다. 하지만 교수들의 정직한 글쓰기는 과장하지 않아서 좋다. 현재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고 어느 정도 이상은 알지 못한다고 밝히는 점이 마음이 든다. 우리가 새가 아닌 이상 새의 감각에 대해서 100% 알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은 새 전문가가 아닌 누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다만 인간인 우리가 어느 정도까지 새의 감각을 이해해낼 수 있을지는 궁금하다. 분명한 것은 새가 느끼는 그대로를 우리가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새가 ..

생명과자연 2021.08.13

[게으른 산행] 사계절 산, 나무와의 만남

대개 책은 도서관을 통해 빌려보는 편인데, 이 책은 지금도 소장하고 있다. 한참 산행에 빠져 있을 때 샀던 책이다. 저자 우종영은 자연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 농사일을 하다가 급기야 나무를 돌보는 일을 하면서 걷기여행을 하게 되었단다. 그의 [게으른 산행]은 2004년 한겨레출판에서 출간되었다. 벌써 15년이 된 책이다. 사계절로 장을 구분하고 계절마다 권하는 산들이 나와 있다. 산의 지도에는 자라는 나무들을 표시해두었다. 나무,꽃,풀 보며 산행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 책이 무척 도움이 되었다. 저자가 안내하는 산길을 천천히 걸으며 나무 공부도 하고... 지금도 가끔씩 빈둥거리면 이 책을 읽곤 하는데... 특히 책 표지에 인용해 둔 '그리움의 간격'. 언제 읽어도 참 좋은 말이다. "나무들은 적당한 간..

생명과자연 2021.08.13

[세렝게티 법칙] 생태계 조절 법칙

션 B. 캐럴(Sean B. Carroll)의 [세렝게티 법칙(2016)]이란 책은 책광고를 통해 알게 된 책입. 원제는 The Serengeti Rules: The Quest to discover how life works and why it matters(2016). 부제를 보면, 생명이 작동하는 법, 그것이 중요한 이유를 발견하기 위한 탐구이다. 바로 생명과 관련한 책이라는 뜻. 읽기 시작하니까 책을 손에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인간이 몸을 통제하고 제어하는 인체 생물학의 미시적 법칙, 자연 속에서 동식물이 조절하는 생태법칙을 다룬다. 세렝게티 법칙은 바로 자연 환경 속에서 서식하는 동식물이 조절되는 법칙을 뜻한다. 몸안의 구성요소가 적거나 많아지면 건강에 문제가 생기듯이 자연 속에서도..

생명과자연 2021.08.12

소어 핸슨 [깃털] 깃털 관련 이야기가 풍성

우연히 페이스북 책광고를 통해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제목이 '깃털'이라니요! 놀라운 제목 아닌가! 누군가 깃털에 대해서 400페이지에 이르는 책을 썼다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싶다. 소어 핸슨(Thor Hanson)은 미국의 보존 생물학자로 이미 자연분야의 최고의 책을 쓴 이력이 있는 대단한 작가였다. [울창한 숲]이라는 제목의 산고릴라를 연구해 썼다는 바로 그 책도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무튼 이 책은 정말 재미나다. 누구는 이 책이 깃털에 대한 온갖 이야기를 담았다면서 낮은 평가를 하기도 했지만 난 깃털에 대한 온갖 이야기를 펼치는 저자의 관심사 확대 때문에 이 책이 더 좋았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을 모두 열거하기는 어렵겠지만 나름대로 정리해 보면 이렇다. 시조새..

생명과자연 2021.08.11

[인간이후], 여섯번째 대량멸종에 대한 생각

생물종의 75% 이상이 사라진 대량멸종사건은 지구가 생겨난 이래 지난 6억년 동안 5번 일어났다고 한다. 4억 4300만년 전의 오르도비스기 대량 멸종사건-빙하기가 연달아 찾아오면서 종의 86%가 사라짐 3억 5900만년 전의 데본기 대량멸종사건-지구의 냉각과 온난화가 한꺼번에 이어지면서 종의 75% 사라짐. 2억 5200만년 전의 페름기 대량멸종사건-시베리아의 초화산 분출로 종의 96% 사라짐 2억년 전 트라이아스기 대량멸종사건-지구 온난화와 해양 산성화가 결합해서 종의 80% 사라짐. 6500만년 전 백악기 대량멸종사건-소행성 충돌로 종의 76% 사라짐. 대량멸종은 기존 생명체를 몰아내고 새로운 생명체가 형성될 여지를 마련해 준다. 그런데 현재 우리는 6번째 대량멸종을 향한 가고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

생명과자연 2021.08.09

앨 고어 [위기의 지구] 지금도 유효한 30년 전의 경고

친구의 책장에서 발견한 이 책은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Albert Arnold 'Al' Gore Jr., 1948-)가 쓴 [위기의 지구]다. 미국에서는 1992년에 'Earth in the Balance'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는 1994년 도서출판 삶과 꿈에서 이창주의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벌써 거의 30여년이 다 되어가는 오래 전의 책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은 2020년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현재형이다. 올 여름 기나긴 장마를 놓고 기후온난화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상황이다. 기후온난화가 야기하는 기후변화는 해가 거듭될수록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록 영향력이 증폭되고 있다. 또 지난 여름 인도양 모리셔스 섬 근해에서 일본선박이 두동강남으로써 야기한 기름유출사고 소식에 얼마나..

생명과자연 2021.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