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61

[론도의 노래] 전쟁과 평화를 다룬 상상력이 돋보이는 그림책

로마나 로마니신과 안드레이 레시프의 그림책은 표지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붉은 개양귀비 때문이었다. 이 붉은 개양귀비는 1914년부터 휴전의 상징으로 쓰였다고 한다. 제 1차세계대전 때 한 병사가 이 꽃을 시에서 다룬 이후부터라는데.. 오늘날 이 붉은 개양귀비는 전쟁에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한다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고. 그러고 보면 종전기념일날 스코틀랜드에서 온통 이 붉은 꽃을 달아 추모했던 것이 떠오른다. 로마나 로마니신(Romana Romanyshyn)과 안드레이 레시프(Andriy Lesiv)는 둘다 1984년생으로 스튜디오 Agrafka에서 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젝트를 공동작업한다. 이 그림책 [론도의 노래(The War that changed Rondo)] 를 2015년에 우크라이나에서 출간했..

그림책 2022.08.12

[어디 어디 숨었니?] 한옥에서의 숨바꼭질

[어디 어디 숨었니?]란 제목만 봐도 숨바꼭질을 떠올릴 수 있다. 삼성출판사에서 2006년에 펴낸 그림책 [어디 어디 숨었니?]는 김향금이 쓰고 김민선이 그렸다. 김향금(1964-)은 책을 쓰고 만드는 일을 하고 김민선은 그림모임 '다비전' 회원으로 활동중이라고 한다. 책 표지에 제 3회 한국출판문화대상을 받았다는 표시를 해두었다. 그래서 어떤 상인지 궁금해서 찾아보니까, 한국출판문화대상은 한국출판문화상과 완전히 다른 상이다. 한국출판문화상은 한국일보에서 1960년에 출판문화진흥을 위해 제정한 상이고, 한국출판문화대상은 (사)한국아동출판협회에서 아동도서및 성인도서를 대상으로 독서진흥, 출판사의 우수아동출판물 기획과 개발에 대한 의욕고취 등을 목적으로 2004년에 제정된 상이다. 한국아동출판협회는 1978..

그림책 2022.08.12

[너희들도 언젠가 노인이 된단다] 노인은 아이의 미래

엘리자베트 브라미가 쓰고 얀 나침베네가 그린 그림책 [너희들도 언젠가는 노인이 된단다]는 아이들에게 아이가 나이들어 노인이 된다는 것, 노인은 어떤 사람인지를 친절하게 이야기하듯 들려준다. 어린이들이 미리 자신의 미래를 엿보도록 한다. 엘리자베트 브라미(Elisabeth Brami, 1946-)는 폴란드에서 태어났지만 프랑스에서 성장했고 일했다. 작가 생활은 40대후반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얀 나침베네(Yan Nscimbene, 1949-2013)는 이탈리아-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영화와 미술을 공부하고 프랑스에서 출판사 사업을 시작했다고. 50권 이상의 일러스트작업을 했다. 이 그림작가의 수채화를 삶의 성찰을 담은 '철학적인 수채화'라고 이름 붙인 것을 보았다. 어린이가 나..

늙음과 죽음 2022.08.11

레오 리오니 [새앙쥐와 태엽쥐] 남을 부러워하는 우리를 닮은 생쥐

레오 리오니의 그림책으로는 [프레드릭], [티코의 황금날개]에 이어 세 번째로 소개하게 된 [새앙쥐와 태엽쥐]. 마트로슈카가 섬세하게 그려진 이 그림책의 표지 정말 마음에 든다. 그림이 예뻐서인지 유니클로에는 한 때 레오 리오니의 이 그림책을 소재로 티셔츠를 제작한 바 있다. 레오 리오니에 대해서는 이미 앞선 포스티에서 소개했기에 여기서는 생략한다. [새앙쥐와 태엽쥐]는 1969년 이탈리아에서 출간되었고 영어판은 1971년에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마루벌에서 1999년에 번역출간되었는데, 지금 이 그림책은 절판되었는지 도서로 검색되지가 않는다. 원제는 Alexander and the Wind-up Mouse다. 알렉산더는 새앙쥐의 이름으로 보인다. 사실 이 그림책의 주인공은 바로 새앙쥐다. 하지만 우..

그림책 2022.08.10

[한나 할머니를 위한 선물] 아프리카 할머니와 한국 소녀의 우정

이혜옥이 쓰고 장연주가 그린 그림책 [한나 할머니를 위한 선물]. 몬테소리 우리글 창작그림책 글끼말끼 53권으로 2008년에 출간되었다. 이 그림책을 도서관 교환도서로부터 가져온 이유는 그림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예쁘지는 않지만 귀여운 소녀의 만화체 그림과 아프리카의 풍경의 은은한 채색, 콜라쥬처럼 보이지는 아프리카 동물들이 서로 잘 어우러져 보기가 좋다. 사실적이고 만화적인 그림이 뒤섞여 있는 모습이 독특하다. 그림작가 장연주는 현재 벽화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작가는 어떻게 아프리카 케냐에서 사는 한국 소녀 예진이 이야기를 쓸 생각을 했을까? 상상력을 동원한 걸까? 아니면 경험일까? 아니면 주위에서 들은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걸까? 아무튼 이웃 할머니에게 지팡이를 선물하기 위해 아프리..

그림책 2022.08.09

[행복한 주스나무] 지구 자원을 고갈시키지 않는 지혜 배우기

요시 마아라비가 쓰고 샤하르 코베르가 그린 [행복한 주스나무]는 주어진 자원을 함께 이용하는 지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요시 마아라비(Yossi Maaravi, 1973-)는 이스라엘 작가이기도 하지만 연구자, 강사이기도 하다. [행복한 주스나무(The Juice Tree)]는 그의 첫 번째 책으로 2010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찰리북에서 2011년에 번역출간했다. 2010-2011년 이스라엘 교육부 장관이 추천한 도서에 포함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환경부 선정 우수환경도서로 채택되었다. 그림을 그린 샤하르 코베르(Shahar kober, 1979-)는 이스라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아트 디렉터이고 강사이다. 어린이 책뿐만 아니라 신문, 잡지 등 다양한 매체에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어떤 마..

생명과자연 2022.08.07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는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그림책이다. 주제가 심오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상대적이기 마련임을 그림과 함께 쉽게 잘 알려준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Iwona Chmielewska, 1960-)는 폴란드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내가 이 작가를 알게 된 것은 바로 이 그림책 때문인데, 오랜만에 다시 한 번 더 이 그림책을 펼쳐들었다. 그녀의 그림이 내 마음에 꼭 든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개성있는 그림이 잊히지는 않는다. 올해 초 포스팅 했던 [두 여자] 때문에 이 그림책이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었다. 사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다른 그림책들도 더 보고 싶다. 이 그림책은 진실이라는 것이 얼마나 상대적인지를 잘 보여준다. 크고 작은 것도 그 기준..

그림책 2022.08.06

[친구가 놀러 왔어요] 형제간의 경쟁심

이다 에센이 쓰고 한나 바르톨린이 그린 그림책 [친구가 놀러 왔어요]는 코끼리 코비 시리즈 3번째 그림책이다. 1권은 [할머니 집에 갔어요], 2권은 [장화가 사라졌어요]. 1권은 세대간 유대, 타인에게 마음 열기, 2권은 동생과의 관계맺기를 다룬다고 한다. 이다 예센(Ida Jassen, 1964-)은 덴마크 소설가, 한나 바르톨린(Hanne Bartholin, 1962-)는 덴마크 그림작가다. 한나 바르톨린의 그림은 만화체 느낌의 귀여운 그림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을 것 같다. [친구가 놀러 왔어요]는 2012년 덴마트에서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같은 해 현북스에서 번역출간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코끼리 코비. 코비는 앨버트 형과 맥스 남동생이 있다. 코비 친구 패니가 놀러오는 날, 자신의 낚시대..

그림책 2022.08.05

[강물이 흘러가도록] 사라진 고향의 추억

바버러 쿠니가 그리고 제인 욜런이 쓴 그림책 [강물이 흘러가도록(Letting Swift River Go, 1991)]은 읽는 동안 잔잔한 슬픔이 느껴진다. 물 속 깊이 사라진 고향에 대한 추억을 담아서인가? 바버러 쿠니(Barbara Cooney, 1917-2000)는 미국의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평생동안 110권의 도서를 남겼다고 한다. 두 차례 칼데콧 상을 받았고, 1994년에는 안데르센 상도 받았다. 그녀의 그림을 보다 보면 어린 시절 보았던 엽서그림이 떠오른다. 펜, 잉크, 아크릴물감과 파스텔을 사용해 다양한 기법의 그림을 그렸다. 바버러 쿠니가 그린 어린 시절 고향마을의 그림은 아기자기하고 꿈결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댐건설로 사라진 고향마을을 추억하는 그림으로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평화..

그림책 2022.08.04

패트리샤 폴라코 [할머니의 조각보] 모계를 잇는 조각보

패트리샤 폴라코가 쓰고 그린 [할머니의 조각보]는 2003년 미래 M&B에서 번역출간했다. 원제는 'The keeping Quilt'로 1988년에 출간되었다. 이 책은 패트리샤 폴라코가 그림책을 출간한 첫 해에 출간된 책으로, 같은 해 '시드니 테일러북 상'을 그녀에게 안겨줬다. 시드니 테일러북 상은 유대인 도서관 협회에서 매년 유대인의 경험을 담은 탁월한 책을 뽑아서 주는 유대아동 문학상이다. 패트리샤 폴라코(Patricia Polacco, 1944-)는 미국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부모가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건너왔고 그녀는 미국에서 태어났다. 어머니 쪽은 우크라니아 유대인, 아버지쪽은 아일랜드인이라고 한다. 세 살 때 부모님이 이혼한 후 외할머니 농장으로 가서 산다. 외할머니는 5살때 돌아가셨지..

그림책 2022.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