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61

[내가 함께 있을게] '죽음'을 비유적으로 다룬 그림책

볼프 에를브루흐가 쓰고 그린 [내가 함께 있을게]는 죽음을 다룬 그림책이다. 이 책은 2007년 독일에서 'Ente, Tod und Tulipe(오리, 죽음 그리고 튤립]'이란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에 웅진 주니어에서 번역출간했다. 죽음을 맞는 오리 그림을 보다 보니, 내가 지켜 보고 돌보기도 했던, 하지만 죽음을 맞은 하천의 집오리들이 떠올랐다. 볼프 에를브르후(Wolf Erlbruch, 1948-) 는 독일의 어린이 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때때로 그의 그림은 초현실주의적 스타일로 평가된다. 그리고 죽음과 삶의 의미와 같은 무거운 주제를 다룬 책들도 있다. 이 그림책이 바로 그런 그림책이다. 재미난 그림책인 [누가 내 머리에 똥 샀어?(2001)]에서 볼프 에를브루흐는 베르..

늙음과 죽음 2022.08.01

[엄마가 수놓은 길] 새 길을 만드는 미국 흑인 여성들의 이야기

[엄마가 수놓은 길]은 재클린 우드슨이 쓰고 허드슨 탤봇이 그렸다. 재클린 우드슨(Jaqueline Woodson, 1963-)은 미국의 어린이, 청소년 책 작가다. 이 그림책의 이야기는 흑인여성들이 세대를 거듭해서 새 길을 내는 이야기를 문학적으로 잘 표현했다. 허드슨 탤봇(Hudson Talbott, 1949-)은 미국의 어린이 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알록달록한 퀼트이불을 소재로 그린 이 그림책의 그림들이 인상적이다. 퀼트이불이 흑인들이 자유를 찾아가는 지도였듯이, 퀼트이불을 흑인 여성들이 길을 찾아가는 이미지로 만들었다. 미국의 흑인들이 노예로 살아가야 했던 당시, 여성들이 바느질로 만든 퀼트이불의 도안이 길을 안내하는 표식이라니 퀼트이불을 다시 보게 된다. 노예였던 흑인 여성이 결혼해 낳은..

그림책 2022.07.31

[검은 땅에 핀 초록빛 꿈] 노벨 평화상을 받은 왕가리 마타이 일대기

[검은 땅에 핀 초록빛 꿈]은 왕가리 마타이의 일대기를 다룬 그림책이다. 왕가리 마타이를 다룬 그림책으로는 두 번째로 소개하는 책이다. 앞서 소개했던 지네트 윈터의 그림책인 [나무들의 어머니]도 왕가리 마타이를 다룬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은 클레어 A. 니볼라가 쓰고 그렸다. 지네트 윈터의 책과는 또 다른 아프리카 분위기를 담았다. 케냐에서 무화과 가지도 땔감으로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무화과 나무를 신성하게 여긴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어린 시절, 나무도 물고기도 풍부한 곳에서 자란 왕가이 마타이. 스무살이 되어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생물학을 공부하고 다시 케냐로 돌아온다. 하지만 케냐는 개발로 황폐해져 있다. 무화과 나무도 잘리워서 볼 수 없고 나무도 물고기도 사라지고 땅은 사막처럼 변했다. 사람..

그림책 2022.07.29

[에리카 이야기] 유대인 대학살로부터 살아남은 소녀가 들려주는 이야기

[에리카 이야기]의 표지는 강렬하다. 중간에 노란 별이 파져서 입체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노란 별이 다윗의 별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내용을 염두에 둔다면 삼각형을 둘로 겹친 별, 다윗의 별이여야 하지 않을까? 이 그림책은 루스 반더(Ruth Vander Zee, 1944-)가 쓰고 로베르토 이노센티(가 그린 그림책이다. 로베르토 이노센티는 [백장미]의 그림을 그렸던 작가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Roberto Innocenti를 로베르토 이노센티, 로베르토 인노첸티라고 표기하면서 이 작가의 이름 발음을 통일시키지 않아 혼란이 있어 보인다. Roberto Innocenti(1940-)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로마에서는 애니메이션 일러스트레이터로, 피렌체에서는 영화나 연극 포스터를 그리거나 책이나 ..

그림책 2022.07.29

톨스토이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할까요?] 탐욕에 대한 경고

톨스토이의 단편 중 '사람에게는 얼마만틈의 땅이 필요할까요?'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봤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 그림책은 바로 그 단편을 야나가와 시게루가 각색하고 고바야시 유타카가 그림을 그려서 만든 것이다. 일본에서 2007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미래 M&B에서 번역출간했다. 그림이 특별히 끌리는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에는 나름대로 어울리는 것 같다. 수채화로 그린 것 같지만 색연필을 이용한 것도 같다. 수채 색연필을 이용한 것일까? 이야기 속 파홈이라는 농부는 땅 없는 소작농이지만 매일 부지런히 밭을 가꾸며 나름대로 자신의 삶을 잘 꾸려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아내의 언니의 방문이 이들 부부의 잠자는 욕망에 불을 질렀다. 욕심을 부추기는 아내의 언니와 같은 사람도 어떤 의미에서 악마가 아닐까 싶다..

권정생 [오소리네 집 꽃밭] 참 행복의 메시지

권정생 작가(1937-2007)는 우리나라 동화작가이자 수필가, 시인이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강아지똥(1974)], [몽실언니(1984)]는 오래전 아주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난다. [오소리네 집 꽃밭]은 1997년 길벗어린이에서 출간한 그림책인데, 나는 이 그림책 이야기도 그림도 정말 마음에 든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그림이다. 그림 작가 정승각(1961-)은 중앙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했고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애쓴다고 한다. 어린이들과 함께 아이들의 생활을 담은 벽화작업도 한다고. 권정생 동화인 [강아지똥]의 삽화도 그렸다. 이야기는 회오리바람이 몰아치던 날 오소리 아줌마가 바람에 휩쓸려 읍내까지 날아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날 오소리 아줌마는 읍내 학교 운동장 꽃..

레오 리오니 [티코와 황금날개] 세밀하고 화려하면서도 깔끔한 그림

얼마 전 레오 리오니의 [프레드릭(1967)]을 포스팅했고, 그때 네덜란드 출신의 미국과 이탈리아 이중국적의 그림책 작가인 레오 리오니에 대해서도 함께 다루었다. 이번에는 레오 리오니(Leo Lionni, 1910-1999)의 또 다른 그림책 [티코와 황금날개]를 소개하려 한다. [티코와 황금날개]도 [프레드릭]과 같은 해 1967년에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마루벌에서 2004년에 번역출간했다. 다양한 예술활동을 기반으로 해서 만 49세때부터 어린이 그림책 작업을 했기 때문에 그의 그림책 일러스트작업은 그 어떤 작가의 것보다 탁월하다. 이번 그림책은 크림트의 그림을 떠올르게 했다. 세밀하고도 화려하면서 금빛이 더해진 그림. 디자인틱하면서도 정말 깔끔하기까지 하다. 작은 새 티코의 이야기는 크게 세 부..

그림책 2022.07.27

[곰 아저씨와 춤추는 곰] 동물의 생존권을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

프랜시스 토머스가 글을 쓰고 루스 브라운 그림을 그린 [곰 아저씨와 춤추는 곰]은 동물의 생존권에 관해 생각하게 만든다. 이 그림책은 1994년 'Mr Bear and The Bear'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에 반딧불이 출판사에서 번역출간했다. 프랜시스 토머스(Frances Thomas, 1943-)는 남웨일즈에서 태어나 런던에서 활동하는 작가이다. francesthomas.org에서 어린이와 청소년, 어른들을 위해 지은 그녀의 책들뿐만 아니라 시에 대한 정보도 구할 수 있다. 루스 브라운(Ruth Brown, 1941-)는 영국 일러스트레이터다. 프랜시스 토머서의 진지한 이야기에 루스 브라운의 그림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옛날 동화의 삽화로 많이 쓰인 고전적..

생명과자연 2022.07.27

[딸기 따는 샐] 어머니와 아이가 '블루베리'를 따러 갔다 겪는 해프닝

로버트 맥클로스키(John Robert McCloskey, 1914-2003)가 쓰고 그린 [딸기 따는 샐]은 한 눈에 보기에도 아주 오래된 그림체로 느껴진다. 로버트 맥클로스키는 미국의 그림책 작가이자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이다. 그림 뿐만 아니라 글까지 쓴 그림책은 모두 8권을 출간했고 나머지 그림책은 그림만 그렸다. 미국 도서관 협회에서 그해 가장 뛰어난 그림책 작가에게 수여하는 칼데콧상(Caldecott Medal)을 두번 받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딸기 따는 샐(Bluberries for Sal, 1948)]이다. 또 다른 책은 [메인에서의 아침(One morning in Maine, 1952). 원제의 '블루베리'가 어찌 우리나라에 와서 '딸기'로 바뀐 것이 의아했다. 우리나라에서 이 그림책..

그림책 2022.07.26

앨리슨 제이 [파도가 바닷가에 남긴 것] 크랙 효과가 돋보이는 그림

앨리슨 제이(Alison Jay)가 그림을 그린, 글 없는 그림책 [파도가 바닷가에 남긴 것]. 2014년 'Out of the blue'라는 이름으로 출판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주)키즈엠에서 번역출간했다. 앨리슨 제이는 영국의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이 작가의 특징적인 그림 스타일은 오래된 듯한 효과를 내기 위해서 Crackle Varnish를 사용하고 두꺼운 도화지 위에 알키드 수지 페인트로 그리는 것이라고 한다. Crackle varnish는 크랙 효과를 내기 위해 유화에서 사용하는 니스로 물에 풀어 쓰는 무색의 미술재료다. 이야기의 공간은 등대가 있는 해안가. 소년은 등대지기 아버지, 개, 고양이와 함께 등대에서 산다. 폭풍우가 몰아치고 난 다음날, 평화롭던 해안가에 대왕..

그림책 2022.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