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46

[곰인형의 행복] 소중히 여기는 마음

가브리엘 뱅상이 쓰고 그린 그림책, [곰인형의 행복]은 보림출판사에서 1996년에 번역출간했다. 이 그림책은 내가 다른 그림책을 놓고 도서관에서 교환해온 그림책이다. 가브리엘 벵상(Gabrielle Vincent, 1928-2000)은 벨기에 그림책 작가인데, 가브리엘 벵상은 필명이고 원래 이름은 모니크 마르텡(Monique Martin)이다. 조부모님의 이름인 가브리엘과 벵상을 따서 필명을 만들었다고 한다. 뛰어난 뎃생, 탁월한 감수성, 진진한 메시지로 유명한 작가라고 그림책 작가소개에 써 있다. 1980년대에 그림책작가로 활동하기 전까지는 수채화가로 활동했다고 한다. 이 작가가 그림책작가로 시작한 때가 50대 중반이었으니까, 인생의 진지한 메시지를 그림책에 닮을 수 있었나 보다. 아이들이 한때는 사랑..

[왕따, 남의 일이 아니야] 학교폭력을 근절시키는 법

이 그림책은 그야말로 학교 생활 속에서 왕따시키기를 어떻게 근절시킬 수 있느냐에 대한 노하우를 전한다. 베키 메이 맥케인(Becky Ray BcCain)은 특수교육현장에서 장애아를 가르쳐온 교사이고 아이들에게 문예창작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학교폭력에 대해서 생각하고 해결책을 강구하도록 하기 위해 이 그림책의 이야기를 썼다. 이야기 속 주인공인 '나'는 동급생 레이가 반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언제나 그렇듯, 왕따시키기가 벌어지면 왕따가 되는 희생양과 왕따시키는 아이들, 그리고 그냥 방관하는 나머지 아이들이 있다. 여기서 나는 방관자다. 하지만 나는 고민을 하다가 선생님을 찾아 가서 레이가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결국 선생님들이 개입해서 왕따의 문제..

그림책 2023.04.01

[무지개 물고기] 타인과 나누는 행복

마르쿠스 피스터(Marcus Pfister, 1960-)는 스위스 어린이책 작가이자 삽화가다. 이 그림책이 그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작가의 반열에 올려다 주었다고 한다. 무지개 불고기의 그림이 참 아름답다. 게다가 이 그림책의 그림은 동양의 수묵화기법을 살려서 표현했다고 한다. 이야기는 나름의 메시지가 있다. 그 어떤 물고기보다 아름다운 비늘을 가진 무지개 물고기는 자신의 아름다운 비늘을 홀로 소유하고 다른 어떤 물고기와도 나누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물고기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문어로부터 다른 물고기에게 비늘을 나눠주면 행복하게 될 거라는 조언을 얻는다. 무지개 물고기는 다른 물고기들에게 비늘을 하나씩 나눠줘 자신의 은비늘이 딱 하나만 남는다. 비늘은 하나 뿐이지만 마음은 즐겁다. 이 메시지는 내..

미야베 미유키 [아기를 부르는 그림] '기타기타 시리즈' 두 번째

미야베 미유키의 [아기를 부르는 그림]은 [기타기타 사건부]에 이어지는 책이다. 일명 '기타기타 시리즈'라고 출판사에서는 이름지었다. [기타기타 사건부]는 2020년에, [아기를 부르는 그림]은 2022년에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북스피어에서 모두 번역출간했다. 기타기타 시리즈는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미스터리인데, 주인공이 10대 소년 기타이치이다. 그리고 그의 절친이 된 기타지가 겁 많은 기타이치를 돕는다. 기타지는 무술실력이 뛰어나다. 기타이치와 기타지가 함께 풀어나가는 사건의 진상이라는 의미에서 기타기타 시리즈가 된 것으로 보인다. 기타기타 시리즈 1권에서는 기타이치를 거둬키운 오갓피키인 센키치 대장이 죽어 그가 하던 문고사업이 수하였던 만사쿠에게 물려지고 기타이치는 그 밑에서 문고사업을 돕..

상상력 2023.03.24

신동호 [그림자를 가지러 가야 한다] 통일에 대한 열망을 풀어낸 시인의 상상력

내게 시 권해주는 친구가 이번에는 신동호 시인의 [그림자를 가지러 가야 한다]를 읽어보라고 한다. 창비에서 2022년에 나온 시집이다. 창비 시선 478. '그림자를 가지러 가야 한다'라는 제목부터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그야말로 시집 다운 제목 같다. 신동호 시인은 문재인 대통령 시절 연설문 작성에 참여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는 원래부터 시인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고 그의 앞선 시집을 읽어본 적은 없다. 시집을 읽다 보니 그의 남북통일에 대한 열망이 전해져 온다. 시집 제목 '그림자를 가지러 가야 한다'도 시인의 통일에 대한 열망과 관련됨을 알 수 있었다. 그런 열망을 담은 시가 바로 '깔마 꼬레아 여행 가이드북'. 나는 이 시가 좋았다. 남북통일에 대한 시인의 상상력이 그대로 드러나 ..

2023.03.22

[청개구리 큰눈이의 단오] '단오'에 대해 알아보기

얼마 전부터 우리나라 그림 작가의 그림도 무척 멋지다는 알게 되었다. 노성빈 작가, 권문희 작가를 발견했고 이번에는 조예정 작가를 알게 되서 기쁘다. 비룡소에서 2011년에 출간한 '알콩달콩 우리명절' 시리즈 6권인 는 조예정 작가의 그림이 우리 스타일의 개성 있고 아름다운 그림체임을 보여준다. 조예정은 중앙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중이라고 한다. 2004년 일본 노마 국제그림책 콩쿠르에서 은상을 수상했다는 이력을 가지고 있다. 청개구리 큰눈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야기 속에는 예전의 단오절 풍경을 담았다. 창포와 수련, 청개구리, 물고기, 연못의 그림이 유머가 있고 단순하면서도 세련되고 사랑스럽다. 현대화된 민화그림처럼 보인다. 그네를 타는 여인들과 여인의 댕기에 매달려 ..

그림책 2023.03.12

[마음씨 착한 호랑이] 배려가 있고 도움을 나누는 따뜻한 관계맺기

교환도서 코너에서 바꿔온 [마음씨 착한 호랑이] 그림책은 호세 스트로(Jose Stroo)가 쓰고 마라이케 텐 카테(Marijke ten Cate)가 그렸다. 이 그림책에 선뜻 눈이 간 이유는 바로 그림 때문이었다. 그림은 채색판화로 보인다. 1998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웅진닷컴에서 2002년에 번역출간했다. 흐세 스트로(1970-)는 어린이를 위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네덜란드 작가이고, 마라이케 텐 카테(1974-)는 어린이를 위한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다. 그런데 네덜란드 작가들의 이름은 네덜란드어를 모르니까 정확히 어떻게 읽는지 모르겠다. 인터넷 상으로 검색해봐도 이름 발음이 너무 다르다. 마라이케 텐 카테는 마리케 텐 케이트라고도 인터넷에 나오니까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림..

[마음을 조종하는 고양이] 사건 해결을 위해 괴로사 고양이와 괴뢰 인간이 힙을 합치다

제목에 '고양이'가 들어 있어 내 관심을 끈 일본소설이다. 고양이가 나오는 미스터리물이라... 참신하다. 작가는 사이조 나카.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작가다. 이번에 이 소설을 읽어보니까 확실히 나름의 상상력이 있는 작가임을 인정할 수 있었다. 7편의 이야기를 시작할 때마다 귀여운 고양이의 몸짓을 그린 그림이 나온다. 원래 일본에서 출간될 때도 이런 식의 속표지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속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여기 담아두었다. 첫 번째 이야기 '고양이의 괴뢰'에서는 주인공 괴로사 고양이 미스지가 괴로사 요리마쓰가 사라진 후 새 괴뢰사로 정해지고 그의 괴뢰로 아지로라는 희곡작가가 임명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괴뢰'의 네 가지 조건이다. 인간 누구나 고양이의 괴뢰가 될 수는 없다...

상상력 2023.03.10

[식물이 위로가 될 때] 식물을 키우며 마음 돌보기

표지의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들춰본 책인데, 개인적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책이다.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라 지루했다. 심리학자이자 식물애호가인 작가는 식물이 인간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주목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한 번도 식물을 키워본 적 없는 사람이나 삭막한 도시생활로 심리적으로 지친 사람이라면 저자의 조언에 따라 식물을 집에다 들이며 돌보는 경험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가 자연을 가까이 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견디고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작가는 자연이 인간의 회복을 돕는 네 가지 요소를 정리해두었다. 1. 심취. 자연이 우리를 사로잡는 이유는 프랙털(자기 유사성을 갖는 기하학적 구조) 패턴 때문이라고. 잎의 무늬나 식물이 자라는 형태가 프랙털을 따..

나태주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 시와 그림이 어우러진 시집

나태주 시인의 시집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는 시인 쓴 시와 시인이 그린 그림이 있는 시집이다. 누구나 손에 들고 한 자리에서 읽을 수 있을 만큼 시가 간결하고 그림도 아이의 그림처럼 단순하다. 친구는 내게 이 시집을 건네주면서 30분이면 읽을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이 시집은 2018년 동학사에서 출간되었다. 나태주 시인은 70대로 그동안 출간한 시집만 해도 39권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평생 시를 열심히 써온 시인인가 보다.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라는 시는 그의 70대 작품으로 볼 수 있겠다. 70대에 내 시집이라고 하니 이 시집이 좀더 잘 이해되는 것 같다. 70대라는 나이에 어울리는 시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면 촘촘하고 빽빽한 시를 쓸 에너지는 부족해질 것 같다. 그렇다면..

2023.02.21